[주목!이 당선인] 김성식 "'제2의 창당운동' 필요…당직에 집착없어"

"'특정법 통과->경제 회생'은 거짓말…연합정부론은 시기상조"

국민의당 김성식 최고위원이 25일 마포구 당사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지난 2011년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19대 총선에서 낙선했던 김성식 전 의원이 20대 국회에 화려하게 컴백하게 됐다.

서울 관악갑에 국민의당 후보로 나선 김성식 당선인은 야당의 텃밭인 이곳에서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후보를 1천여표 차로 꺾었다.

19대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해 혈혈단신으로 양당 구도의 벽에 도전했다가 좌절했던 김 당선인은 국민의당을 38석의 원내교섭단체 정당으로 만드는 선봉장에 선 바 있다.

김 당선인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국민의당에 보여준 지지는 '무조건적 지지'가 아닌 '조건적 지지'"라며 "재창당 수준의 노력과 정책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다양한 하마평에 대해서는 "당직에 대한 집착은 없다. 저는 제가 어디에 서는 것이 맞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감당하기 적절치 않은 당직은 쳐다보지 않는다"며 몸을 낮췄다.

다만 "정치권이 특정법 하나로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성장과 분배의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여야정(與野政) 전체를 설득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립정부론에 대해서는 "빠른 이야기"라며 말을 아꼈지만 새누리당 개혁·소신파들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당선인과의 인터뷰는 25일 오전 서울 마포에 있는 국민의당 당사에서 진행됐다.

(사진=윤창원 기자)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로 뛰었지만 지도부의 한명(최고위원)으로 전체 선거도 이끌었다. 총선 결과에 대한 총평을 해달라

= 국민들이 기득권 양당체제를 3당체제로 바꿔주셨다. 저희가 창당 과정에서 조금 더 열심히 하고 당 안팎의 시련을 좀 더 잘 극복했다면 수도권에서 좀 더 많은 당선자를 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있다.

▶ 수도권에서 안철수 대표와 김성식 당선인 외 당선인이 없다. 원인을 무엇으로 보는가

= 원인을 하나로 말하기 어렵다. 기성정당이 우리당을 흔드는 과정에서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면 지지도도 견고해지고 그렇다면 더 유력한 후보들이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국민들이 정당투표에서 두번째 정당으로 만들어준만큼 '제2의 창당'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 제2의 창당 차원의 노력은 무엇인가

= 일종의 당(黨)강화 운동이다. 국민의당을 지지하고 당의 정책에 동의하는 국민들을 당원으로 모시는 것이 출발이다. 기존 정당들처럼 일부 국회의원, 당협위원장의 사람을 중심으로 당원을 모집하는 식이선 안 된다

▶ 전당대회 연기론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상인가

= 이유 중 하나였다. 선거혁명을 이뤄낸 상식과 합리적인 국민들,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분들을 당의 건강한 뿌리(당원)가 되게 하고, 의원이나 당 지도부가 이들을 존중하고 두려워하면서 당 운영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상임위로 기획재정위원회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재위 배정을 받게 되면 우선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인가

= 그 이야기를 하기가 조금 조심스러운데 정부나 정치권이 특정한 법 하나로 서민경제와 대한민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 성장과 분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이는 어느 한 정당이나 어느 한 정권이 밀어붙여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기재위를 가더라도 '이 법 하나면 경제를 살린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할 수 있다면 여야정(與野政) 전체를 설득해 고도성장기의 낡은 성장 패러다임이나 성장은 신경 안 쓰고 분배이야기만 하던 패러다임을 뛰어넘어서 공정성장, 질적성장, 격차해소, 소득재분배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새 경제틀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

▶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을 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인하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모습을 인상깊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 김 당선인 등 국민의당이 법인세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 세법 하나를 전가의 보도(傳家의 寶刀)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법인세 환원과 더불어 동시에 재정지출에 대한 구조개혁도 뒤따라야 한다. 늘어난 세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지 세법 개정만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수술을 하는 동시에 분배 친화적이고 격차를 해소하는 틀을 만들어내야 한다

▶ 국민의당이 정책정당으로 거듭하기 위해 김 당선인이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저는 당직에 대한 집착은 없다. 18대 때도 당직을 맡았을 때만 일한 것도 아니다. 솔직히 저에게 직접 (원내대표 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없고 기자들이 취재삼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정도다. 또 저는 제가 어디에 서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잘 알기 때문에 제가 감당하기 적절치 않은 당직은 쳐다보거나 하지 않는다


▶ 38석인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가 아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정국을 주도할 수 있나. 지금까지 국회에서 없었던 다당제 모델이 아닌가

= 국민의당이 진영논리나 이념대립을 통해 문제를 풀지 않고 대안을 제시한다면 정국 주도력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국가에서 정당에 주는 보조금을 정책을 위해 더 많이 사용하고, 의원들이 정무적 모임보다 정책세미나를 더 자주 하며 정책에 열심히 기여할 수 있다. 또 원외에 있더라도 정책을 잘 할 수 있는 분들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자꾸 열어주면서 다른당보다 정책생산성을 높이면 가능하다고 본다

▶ 국민의당이 19대 마지막 임시국회를 제안했고,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찬성으로 개원이 관철됐지만 쟁점법안 등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국민의당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 사실은 임기가 눈앞에 와 있는 국회에서 많은 법안들을 통과시키는 것은 현실정치에서는 쉽지 않다. 물론 18대 국회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선거 이후)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됐던 선례가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저희는 제3당으로서 나름대로 국회가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을 하자고 요청한 것이다

▶ 총선은 300석을 두고 하는 싸움이지만 대선은 한 자리를 두고 하는 싸움인데, 대통령제라는 현재 권력구조 하에서 야권연대나 연립정부 논의 없이 안정적인 다당제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나?

= 저는 대선을 이야기할 만큼 머릿속에 정리된 것이 없다. 국민적 관심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20대 국회에서 정책패키지를 잘 만들고 원구성 협상을 잘 해서 20대 국회에 새로운 정치의 틀을 보여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또 우리 내부의 화학적 결합정도를 높이고, 당원 기반을 제대로 만들어서 이름(국민의당) 그대로 많은 국민들을 모시는 일이 중점적인 과제다

(사진=윤창원 기자)
▶ 최근에 '연립정부' 논의가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 소신이라도 이야기해 달라

= 다 빠른 이야기들이다. 지금 그런 이야기가 국민들에게 의미있게 전달되지 않을 것 같다

▶ 김 당선인이 몸담았던 6인회(여야 개혁성향 전직 의원들 모임, 김성식·김부겸·김영춘·정장선·정태근·홍정욱) 부활이나 여야를 넘나드는 민본21 구성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 6인회나 민본21 모두 내게는 인간적인 모임으로 남아있고 정치적으로 그런 모임들이 잘 가동된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평소에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나름 치열하고 개혁적인 마인드를 갖고 일을 하려는 분들이 있다. 제가 19대 국회에는 없어서 모르겠는데 이런 네트워크들이 잘 가동되면 20대 국회에서 비공식적인 측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여권의 개혁소신파와 국민의당이 함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 그것은 지금 말할 수 없다. 다 앞선 질문들이다. 지금 새누리당에 있는 뜻있는 분들이 청와대와 당의 관계에 변화된 모습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막 시작했고, 지켜보고 싶다. 더민주 내에서도 어떤 흐름이 나타날지 지켜봐야 한다. 청와대의 지시와 강요된 당론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그렇게 하려고 몸부림치는지를 봐야한다. 더민주의 경우 계파 논란에 막혀아무것도 못한다면 정당을 가로지르는 협력이 가능하겠다. 다 숙제로 주어진 가능성일 뿐이다. 그러나 '정치는 가능성을 넓히는 예술'이라고 하지 않다. 그런 걸 너무 앞세워 말하는 것도 적절치 않지만 아무런 변화의 가능성조차 볼 수 없다면 그것도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 김 당선인이 안철수 대표와 가깝기 때문에 당직 등에 대한 언급을 더 조심한다는 평가도 있다

= 나는 체질적으로 측근 정치를 못하는 사람이다. 안 대표가 민주당과 합당했을 때 나는 안 따라가지 않았나

▶ 안 대표는 김 당선인을 믿는 것 같은데

= 그 부분은 제 의견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이긴 하지만...무조건 패를 지어서 '누구 의견이면 무조건 좋고, 따른다'는 것은 제 체질은 아니다. 저는 지금까지 한번도 계파정치를 한 적이 없다.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민본21(한나라당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간사였고, 쇄신파의 한 갈래였지만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과는 아무상관이 없었다. (웃으며) 굳이 말하자면 친손(친손학규)이다. 친손. 손학규 전 고문이 경기도지사를 하고 대권레이스를 할때 제가 부지사를 하긴 했지만 측근 정치를 한 것은 아니다

▶ 총선 이후 손학규 전 고문과 연락을 하거나 만난 적이 있나

= 전화 통화는 간혹한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따로 만나진 않았다

▶ 국민의당이 대선후보가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 정당'을 추구하면서 손 전 고문의 합류에 대한 관심이 크다. 손 전 고문과 국민의당의 중심에 김 당선인이 있는 것 아닌가

= 제가 설득한다고 (손 전 고문이) 정치를 다시 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할 분은 아니다. 개인적인 판단과 종합적인 판단을 해나갈 것이다. 함부로 말을 앞세울 일은 아니다. 그런 문제(손 전 고문의 국민의당 합류)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은 당연하지만 책임 있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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