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갈등 재연이 우려되는 경선 방식 보다는 합의추대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2선 후퇴 압박을 받고 있는 친박계 후보의 반발로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된 122명의 예비 20대 국회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워크숍을 갖는다.
통상적으로 당선자 워크숍은 상견례 정도의 의미를 갖지만 이번에는 총선 참패로 새누리당이 위기에 처한 만큼 새 지도부 선출과 침체된 당 분위기를 전환해 새 출발을 도모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그 첫 단추로 16년만에 맞는 여소야대 상황을 돌파할 신임 원내대표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신임 원내대표 선출은 다음달 3일로 예정돼 있는데 현재 비박계에서 나경원 의원, 친박계에서는 유기준·홍문종 의원, 중립 성향의 정진석 당선인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후보가 많을 경우 경선을 통해 의원총회에서 다수결로 선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칫 다시금 계파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여기에 이번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이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이라는 점에서 '친박 2선 후퇴론'이 힘을 얻고 있어 비박계 후보를 합의추대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경선을 치르면 친박-비박간 표 대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총선 참패에 책임이 있는 친박계는 뒤로 물러나고 계파색이 옅은 사람을 합의추대는 방안이 합리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영남권의 한 의원도 "친박계가 원내대표를 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어떻게 보겠냐"고 반문한 뒤 "친박계는 조용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 지도부가 와해된 것은 물론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모두 이번 총선 참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물밑에서 합의추대 쪽으로 교통정리를 할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변수다.
한 고위 당직자는 "합의추대가 내부 분란을 최소화하는 방식이지만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갈 사람이 마땅히 없다"라며 "비박계에서 친박계 후보들에게 원내대표를 포기하라고 하면 말을 듣겠냐"고 말했다.
따라서 유기준·홍문종 의원 등 친박계 후보가 스스로 원내대표 출마를 접지 않는 이상 합의추대는 물건너가고, 대신 계파갈등 노출이 뻔한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