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배 "양궁 金은 당연히 한국? 솔직히 부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기보배 (양궁 국가대표)

2012년 올림픽이 낳은 대스타 중 한 명이죠. 양궁 선수 기보배 선수, 여러분 잘 아시죠. 기보배 선수, 당시에 쟁쟁한 선배들을 다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내면서 큰 조명을 한 몸에 받았었는데요. 어쩐 일인지 2014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 떨어지면서 본인도 놀라고 국민들도 놀랐었습니다. 이대로 기보배의 시대는 사라지는 건 아니냐... 별의별 얘기가 다 있었는데요. 그 기 선수가 지난 주말 이뤄진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국가대표로 선발이 됐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반가운 목소리 기보배 선수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기보배 선수, 안녕하세요. 축하합니다.

◆ 기보배> 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올림픽 메달 딴 것만큼 기쁠 것 같아요?

◆ 기보배> 네, 아무래도 다시 한 번 이렇게 또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게 돼서 너무나도 기쁩니다. (웃음)

◇ 김현정> 우리나라 대표 선발전이 진짜 올림픽 본선만큼 치열하다는 말, 과장이 아니라면서요?

◆ 기보배> 네, 아무래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아서 치열한 것 같아요.

◇ 김현정> 맞아요, 거기서 대표로 선발이 됐기 때문에 기뻐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기보배 선수가 이렇게 더 기뻐하는 이유는 그동안 슬럼프가 있었어요?

◆ 기보배> 네, 한 번... 탈락했었죠.

◇ 김현정> 이제는 그냥 막 이야기하네요. ‘탈락했었죠.’라고? (웃음) 지금은 이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마음고생이 적지는 않았죠, 그때.

◆ 기보배> 그때 탈락했을 당시에는 사실 시원섭섭했었어요. 좀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그때 또 쉬어가는 타임에서 다시 제 스스로 에너지를 또 충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제가 그때 인상적이었던 게 뭐냐하면, 대표선수 탈락해서 아시안 게임에서는 뛸 수 없는 처지인데 해설을 맡았어요. 기보배 선수가. 웃으면서 해설하는 걸 보는데 저는 웃음이 안 나오는 거예요. 저 심경이 어떨까. 속으로는 어땠어요?

◆ 기보배> 그렇죠. ‘나도 저 자리에 다시 서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은. 그래서 그런 동기부여가 많이... 제 스스로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아, 저기서 지금 활시위를 당기는 저 자리가 내 자리인데...’ 이런 생각?

◆ 기보배> 네. ‘내 자리인데...’ 그랬었던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그 생각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죠. 그 이후로 다시 이를 악 물고 연습을 한 거죠?

◆ 기보배> 네, 그랬었어요.

◇ 김현정> 연습을 얼마나 해요?

◆ 기보배> 새벽훈련부터 해서 많게는 개인훈련까지 하면 야간훈련까지도 하니까요.

◇ 김현정> 그러면 도대체 하루에 얼마나?

◆ 기보배> 하루에 한 450발에서 500발 정도는 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500발을 쏴요?

◆ 기보배> 네, 보통 10시까지, 밤 10시까지 될 때까지 쏘는 거니까.

◇ 김현정> 새벽에 시작한 훈련을 밤 10시까지. 양궁 시작한 게 몇 살 때예요?

◆ 기보배> 저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양궁 처음 시작하게 됐어요. 11살.

◇ 김현정> 4학년, 그러면 11살에 시작해서 이제는 만 28이 됐네요. 참 하고 싶은 게 많을 나이인데, 연습, 연습, 또 연습 답답하지 않습니까?

◆ 기보배> 한때는... 제가 대학교 다니면서 일반 학생들처럼 그런 추억들이 없는 거예요.

◇ 김현정> 추억이. MT도 가고 같이 미팅하고 그런 게 없으니까요.

◆ 기보배> 네, 그런 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저한테는 휴식이라는 게 약간 사치라고 느껴진다고 할까요?

◇ 김현정> 그래요. 아무 생각 없이 지금은 오로지 올림픽 생각만 하면서? 양궁의 매력은 뭐예요? 뭐가 좋아요?

◆ 기보배> 제가 느꼈을 때 양궁의 매력은 제가 열심히 훈련한 것만큼 또 준비한 것만큼 대가가 따른다는 것. 그게 양궁의 매력인 것 같아요.

◇ 김현정> 대가가 제대로 따라요? 왜냐하면 그날 바람 많이 불었다든지, 컨디션 안 좋거나 이러면 그냥 조금만 삐끗해도 잘못 나가는 게 양궁아닌가요?

◆ 기보배> 그렇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남들보다 더 한 발이라도 더 쏘고 연습을 더 준비를 철저히 한 선수들은 이길 수가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 김현정> 어차피 조건이라는 건 마찬가지니까, 그날의 조건은.

◆ 기보배> 그렇죠. 다 똑같은 조건이기 때문에요.

◇ 김현정> ‘결국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거네요. 그게 매력. 지금 이런 질문도 밖에서 들어왔어요. 새벽부터 밤 10시까지 연습하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느냐. 어떻게 풀어요?

◆ 기보배> 저는 그냥 잠으로 풀 때도 있고요.

◇ 김현정> 잠자는 걸로요.

◆ 기보배> 인터넷 쇼핑도 하고요.

◇ 김현정> 뭐 사요, 인터넷 쇼핑으로?

◆ 기보배> 인테리어 같은 데에도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것도 눈여겨 보기도 해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요. 저는 양궁선수라고 그러면 굉장히 정적이고 말 한마디 안 하고 웃음도 조그맣게 미소만 짓고 그럴 줄 알았는데, 기보배 선수는 지금 대화 나눠보니까 굉장히 쾌활해요.

◆ 기보배> 그렇다는 말 많이 들어요. (웃음)

◇ 김현정> 기보배 선수 참 젊음의 패기가 느껴집니다. 이제 리우올림픽까지 100여 일 앞두고 있는데,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 그거 아세요. 우리나라 선수들이 매번 양궁에서 금메달을 따지만 2회 연속으로 금메달 딴 선수는 한 명도 없다면서요?

◆ 기보배> 네, 맞습니다. 워낙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또 치고 올라와서요.

◇ 김현정> 잘 하는 선수가 너무 많으니까 한 사람이 2연패를 못하는 거예요.

◆ 기보배> 네, 그 자리가 계속 바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이번에 그러면 기보배 선수가 금메달 또 따면 2연패 기록 세우는 거네요?


◆ 기보배> 그렇죠.

◇ 김현정> 어때요, 느낌이 좀 옵니까? 자신 있어요?

◆ 기보배> 글쎄요. (웃음) 어떻게 감히 제가 그렇게 말을 못하겠지만 의식이 안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자신 있습니까하면 대답을 못하실 것 같고, 그러면 ‘2연패 하고는 싶습니까?’ 이렇게 여쭐게요.

◆ 기보배> 네, 하고 싶어요. (웃음)

◇ 김현정> 그래요. 아니, 그런데 이렇게 너무 잘하다 보니까 효자종목, 효녀종목이라는 게 부담도 될 것 같아요. 늘 따야 되는 것 같은 이런 국민적인 기대.

◆ 기보배> 다른 나라에 한국 지도자 분들이 많이 나가계시기 때문에 그만큼 실력이 평준화가 돼가고 있다는 것도 다 알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또 금메달 따기가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 김현정> 그러니까 다른 나라도 많이 따라 올라 왔어요, 실력이?

◆ 기보배> 맞아요, 상당히 많이 올라왔어요.

◇ 김현정> 그러면, 우리가 늘 금메달. 이번에도 단체전 8연패라고 우리들이 국민들이 너무 당연히 생각하면 안 되되는 거군요?

◆ 기보배> 네,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중요한 부분이네요. 기보배 선수, 부담스리는 건 아니고요. (웃음) 그냥, 2012년처럼만, 그때처럼만 좋은 컨디션으로 연습한 만큼 제 기량을 발휘하기를. 그래서 지금 꿈꾸는 그것 이뤄내기를 저도 응원 힘차게 하겠습니다.

◆ 기보배> 네,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금메달 따고 첫 인터뷰 뉴스쇼, 아시죠?

◆ 기보배> 네. (웃음)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기보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양궁 국가대표로 당당히 리우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기보배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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