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총선에서 승리한 야2당은 경제 이슈를 선점하며 포스트 총선 정국을 주도해가고 있다. 제1당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주고 계파간 책임공방으로 정책경쟁에서도 소외된 채 끌려가던 새누리당이 이번주 들어 반전의 계기 마련에 나선다.
새누리당은 25일 원유철 대표권한대행과 4선 중진의원들의 오찬 회동, 26일 당선자 워크숍을 통해 원내대표 및 당대표 선출과 비상대책위 구성 등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다.
새누리당은 이를 통해 총선 참패의 충격을 딛고 재집권을 향한 새 출발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일시 잠복해있던 계파 갈등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의 운명을 판가름할 4가지 키워드를 짚어본다.
➀ ‘원내대표’…경선 VS 추대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는 다음달 3일 당선자 총회에서 선출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선자 워크숍이 열리는 26일에 꾸려진다.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의 여론이 누구에게로 쏠릴지가 관심사인데, 1차 기준은 원내사령탑의 성격이 될 전망이다. ‘쇄신’이냐 ‘관리’냐를 놓고 선호 계파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주자로는 5선이 된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4선에 성공한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으로 단일화되는 분위기다. 나 의원은 계파 색채가 옅다는 장점도 있다.
친박계에선 각각 4선이 된 유기준(부산 서),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의원이 도전한 가운데 4선으로 돌아온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선이 계파 갈등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 ‘추대’ 쪽으로 무게추가 움직이는 기류다. 총선 참패의 충격 속에 계파 충돌만은 피하자는 암묵적인 동의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➁ ‘비대위원장’…겸직 VS 외부
원내대표의 비상대책위원장의 겸직 여부도 관심이다. 원유철 대표권한대행은 신임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원장을 별도로 선임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여소야대’와 ‘3당 체제’가 겹친 20대 국회에서 당장 원(院)구성 협상과 중점법안 처리까지 본연의 원내 업무에다 전당대회까지 당을 쇄신하고 수습하는 역할까지 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총선 책임에서 자유로운 원외나 외부 인사를 내세워 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김수한‧강창희‧김형오 전 국회의장, 조순형 전 의원,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그리고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까지 거론되고 있다.
➂ ‘최경환’…친박후퇴 VS 공동책임
친박 실세로서 ‘진박 마케팅’을 이끌었던 최경환 의원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최경환 역할론에 따라 당선자 워크숍에서 친박계와 비박계, 쇄신파가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당초 친박계는 총선 이후 최 의원을 당대표로 내세워 박근혜정부 후반기 국정을 흔들림없이 추진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총선 참패로 당내 입지가 좁아지며 수포로 돌아갔다.
쇄신을 주창하는 '새누리 혁신모임'은 ‘친박 2선 후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최 의원의 당권 도전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최 의원도 공식 활동을 자제해왔지만 당권 의지를 버리지는 않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22일 새누리당 경북지역 당선자 모임에 참석해 총선 패배 책임론에 대해 “누가 잘하고 잘못했다, 네 탓 내 탓 할 상황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죄인이다”라며 공동책임론으로 방어막을 쳤다.
또 당대표 도전과 관련해서도 “지금 당권 도전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고, 그럴 때도 아니지 않느냐”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➃ ‘복당’…일괄 VS 선별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허용 여부도 불씨가 되고 있다.
새누리 혁신모임 간사로 3선이 된 황영철 의원은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낙인에도 4선이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한 막말 논란에도 3선이 된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 등을 즉각 일괄 복당시켜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친박계는 유승민, 친김무성계는 윤상현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며 선별 복당을 주장하고 있어 또하나의 갈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