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K 무실점' 오승환, 좌타자? 힘으로 누른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한 가지 과제가 있다면 좌타자를 상대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오승환은 2016시즌 메이저리그 데뷔 후 상대한 첫 14명의 좌타자에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볼넷 2개만을 허용했다. 그러나 지난 21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전에서 4명의 좌타자들을 상대로 2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메이저리그 첫 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우타자를 상대로는 확실한 결정구가 있다. 바로 슬라이더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벌써부터 공략하기 쉽지 않은 구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좌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를 던지기 어렵다. 오승환은 이때 체인지업을 던진다. 지난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직구 제구가 다소 불안했다. 그래서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였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던 2014년에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2.73으로 올랐다. 2014년과 비교해 2015년에는 좌타자 상대 피출루율이 약 1할 정도 상승했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달랐다. '돌직구'로 밀어붙였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가 5-2로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첫 타자 호세 피렐라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직구와 슬라이더로 2스트라이크를 만든 오승환은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져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다음 타자는 좌타자 존 제이였다.

결과는 3구 삼진.

오승환은 직구만 던졌다. 초구 92마일(시속 148km)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낮은 위치로 뿌렸다. 이후 92마일과 93마일(시속 150km)짜리 높고 위력적인 직구에 제이의 방망이가 연거푸 헛돌았다.

변화구는 선택지에 없었다. 직구에 힘이 실렸고 또 제구도 자신이 있었기에 과감하게 승부했다.

오승환은 후속타자 윌 마이어스를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켰으나 샌디에이고의 간판타자 맷 켐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에 캠프마저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로써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86으로 낮아졌다. 피안타율은 1할이 안된다. 0.097이다. 오승환은 올해 9⅔이닝을 던지면서 3안타 6볼넷만을 내줬고 탈삼진은 무려 16개를 솎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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