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현대비앤지 측은 관련자료요청에도 "없다"거나 일부만 제출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노동청이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 대림 이해욱 "폭행 없었다, 폭언은 '야 임마'정도" 갑질 부인
고용노동부는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의 갑질 파문 뒤 20여일 동안 수시감독한 결과, 이 부회장이 수행기사에게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는 위험한 지시와 함께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에 대해 모두 부인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담당 노동지청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이 부회장은 폭행 사실은 전혀 없었고, 폭언에 대해서는 '야 임마' 수준이었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피해자로부터 "이 부회장에게 폭언을 들었고, 폭행도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 보강조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잘은 모르지만 일부는 인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노동부는 아울러 보직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하지 않고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하는 등 총 2128명에게 금품 4415백만 원을 적게 지급한 사실을 적발, 내달 13일까지 지급토록 시정지시했다.
하지만 정작 피해를 호소한 운전기사들은 "문자메시지 하나만 보냈을 뿐,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정일선 "폭행·폭언 부인" 기사명단 요청에 비협조 논란
상습 폭언·폭행에다 100여장의 수행기사 갑질매뉴얼로 파문을 일으켰던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 역시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와 함께 전 수행기사들에게 사과 문자와 편지까지 보냈지만 그 역시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청 측은 "전직 수행기사 명단을 모두 요청했으나 주소, 연락처, 근무기간 등을 모두 삭제, 이름만 달랑 적힌 명단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몇 번이나 지속적으로 재차 요구하고서야 일부만 겨우 받았고 지금도 추가 요청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수행기사들의 연장야간근로 위반부분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차량관리대장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없다"고 제출하지 않고 있어 조사가 힘든 상황"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 "폭언과 폭행 등의 부인은 물론, 논란이 됐던 '갑질매뉴얼'도 잠깐 있었던 한 말단 직원이 상부에 보고도 없이 임의로 만들고 떠난 것"이라며 "꼬리를 잘랐다"고 했다.
강남노동청 조사결과, 현대비앤지스틸 수행기사들의 근로계약서에는 '주 80시간'의 연장수당이 미리 포함돼 임금계약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보통 연장근무를 포함해 연봉계약을 맺는 포괄약정임금제라 해도 보통 주 52시간은 넘지 않는다.
현장 감독관은 "주 80시간이면 지나치다고 볼 수 있지만 계약서에 명시가 된 그 시간만큼은 당사자간 사전연장근로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다만 주 80시간이 넘는 시간은 법위반소지가 있다. 퇴근시 담당자에게 보냈다는 카톡메시지 등 근무기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현대비앤지스틸 측에 수차례 전화했지만 "회의 중이니 나중에 전화하겠다"는 문자만 오고 연락이 끝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