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軍, 北 5차 핵실험시 '군사적 조치'

전략무기 추가 검토, 사드 논의 가속화, 대북 확성기방송 강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사진=지오아이)
북한의 5차 핵실험 징후가 잇따라 관측되면서 한미 군 당국이 전략무기 추가 전개 등의 군사대응 카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 등에 따르면 최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5차 핵실험 준비 징후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38노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2009년부터 2~4차 핵실험을 연속적으로 실시했던 북쪽 갱도 입구에서 차량과 장비, 인력의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38노스는 "북한이 사전 준비 징후 없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핵실험을 곧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25일 북한군 창건 기념일 전후 또는 5월 노동당 대회를 전에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감시자산을 총동원해 정밀 감시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언제라도 핵실험을 할 준비가 끝난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군 창건일 이전에라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주말과 휴일에도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 강행을 상정해 추가적 군사 대응책을 검토중이다.

지난 1월 10일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인 B-52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대한민국 공군 F-15K 및 주한 미국 공군 F-16 전투기와 함께 비행하는 모습 (사진=공군 제공/자료사진)
미국은 B-52 장거리 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핵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의 추가 전개를 통해 대북 무력시위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또 한반도는 물론 일본과 괌 미군기지에 전략자산을 추가로 배치해 군사적 대북압박 수위를 높이는 카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내에서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계기로 핵무장 선언 등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상응하는 군사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한미 군 당국은 한반도가 전쟁국면으로 빠져드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북한 핵과 미사일 관련시설 폭격 등 직접적 타격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미공동실무단에서 진행중인 사드 배치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경우 한미일이 '방어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방어적 조치'는 미 당국자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언급할 때 자주 사용해 온 표현이다.

한미는 이에 따라 사드 배치에 대한 그동안의 진전된 논의 결과 일부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현재 실시중인 대북확성기 방송의 확대와 대북 정찰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수단 중 하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한미 동맹은 경제 제재 외에 '군사적 옵션'을 채택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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