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여유 1조원 뿐"…빚 안내면 추경 못해

2016년 국가재정전략회의, 급변사태 없으면 연내 추경은 어려울 듯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올 초부터 경기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국제통화기금과 한국은행 등 국내외 기관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로 하향조정하면서 재정을 통한 경기보완책, 즉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또 편성한다면 그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일부 기관과 애널리스트들이 총선 이후 추경예산 편성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부의 입장은 "아직은 추경을 편성할 상황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경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이유는 빠듯한 재정상황과 맞닿아있다. 나라 곳간에 남아있는 여유자금이 충분치 않아 추경을 하려면 채권발행, 즉 빚을 더 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은 지난해 세금을 걷어서 쓰고 남은 돈, 즉 세계잉여금이다. 지난해 결산 결과 세계잉여금은 2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국가재정법에 따라 교부세 정산, 공적자금 출연상환, 국가채무상환 등에 사용하고 나면 1조원 가량이 남는다.

결국 현재 재정상황에서 빚을 내지 않고 추경을 할 수 있는 규모는 1조원 남짓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메르스 추경이 11조5천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보통 추경예산은 10조원대를 넘어선다. 결국 나머지는 모두 채권발행 등 빚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다.

21일 국가재정전략회의 사전 브리핑에 나선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도 "추경을 굳이 한다면 1조원을 갖고 하기는 좀 그렇다"며 "(추경을) 한다면 국가채무가 더 늘어나는 국채에 의존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추경 얘기가 적절치 않고 재정조기집행으로 보완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가채무는 556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국가채무가 645조원으로 600조원을 돌파, 국내총생산의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빚을 내 경기 보완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당초 2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1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추경 편성이 검토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기재부의 이같은 입장을 감안하면 연내 추경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중국 경제가 성장률 5% 이하로 경착륙하거나 국제 수요가 줄어들면서 유가가 폭락하는 등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추경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며, 여전히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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