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표차 문병호 "요양소 거소투표, 한사람 표기 의혹"

-투표함, 투표지 등 선관위에 보전신청
-거소투표지에 유사한 동그라미들 확인
-참관인 부족, 무효표 분류 허점 많아
-'야권단일후보' 표현은 선거법 위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병호(국민의당 의원, 인천 부평갑)

지난 4·13 총선에서 불과 26표 차로 당락이 결정됐던 인천 부평갑. 결국은 그 투표함과 투표지가 봉인이 됩니다. 국민의당 문병호 후보, 문병호 의원이 제기한 투표지 보전신청을 법원이 어제 받아들인 건데요. 20대 총선 결과에 대한 첫 불복사례이기 때문에 하루 종일 관심이 컸습니다. 특히 문 의원은 거소투표라는 제도의 문제점을 크게 지적하고 있어서요. 어떤 내용인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 연결을 해 보죠. 문 의원님, 나와 계십니까?

◆ 문병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참 안녕하시냐는 인사는 제가 못 드리겠네요, 차마.

◆ 문병호> 괜찮습니다. 아쉽지만 재판에서 또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고요.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할 일도 많고 앞으로 또 대선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증거보전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인 건데, 보전될 선거 자료가 한 12개 된다고요. 어떤 겁니까?

◆ 문병호> 주로 투표함이죠. 투표함, 투표지 CCTV 등등 해서 여러 가지 모든 선거 관련, 투표 관련 서류들이 다 보존 됐습니다.

◇ 김현정> 문제 제기를 몇 가지 하셨는데 그 중에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시는 겁니까?

◆ 문병호> 두 가지인데요. 첫째는 당선 무효 소송인데요. 거기서는 개표를 다시 해서 표를 다시 점검해 보자, 이런 겁니다. 제가 참관인으로부터 어제 우연히 얘기를 들었는데 기계식 개표기도 상당한 오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1번, 2번, 3번 표가 엉뚱한 데로 떨어지더라, 그런 얘기를 들었고요.

◇ 김현정> 기계식으로 표 분류하는데 그게 엉뚱한 데로 떨어지는 걸 참관인이 봤다고요?

◆ 문병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참관인이 봤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있습니까?

◆ 문병호> 참관인이 보고 초반에는 시정을 했는데 밤 12시가 넘어가니까 힘들고 피곤해서 적당히 하게 되더라,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초반에는 지적을 해서 다 그걸 바꿨다. 그런데 혹시라도 자기가 못 보는 사이에 그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았을까 그 문제 제기군요?

◆ 문병호> 그렇습니다. 그 다음에 거소투표가 좀 문제가 되는데요. 거소투표라는 것은 정신적으로 조금 박약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정신적으로 지체되는 분들이 하는 투표거든요.

◇ 김현정> 요양소 같은 데서 자체 투표를 해서 가지고 오는 거죠?

◆ 문병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건 참관인도 없고, 볼펜으로 표시해서 투표하는 것인데요. 이번에 저희 참관인들이 보니까 동그라미를 크게 멋있게 쳤더라는 거예요. 그리고 거의 비슷한 동그라미가 있어서 한 사람이 했지 않느냐, 그런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요.

◇ 김현정> 잠깐만요, 잠깐만요. 그러니까 노약자들의 요양소 같은 데서 투표를 해서 가지고 오는 게 거소투표인데. 거기는 투표용 공식도장이 아니라 일반 볼펜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 문병호> 그렇습니다. 볼펜으로 동그라미 쳐도 되고 갈매기 표시를 쳐도 되고, 이렇게 해서 다 유효로 인정을 해 줍니다.

◇ 김현정> 그냥 동그라미만 쳐도 된다고요?

◆ 문병호> 그렇습니다. 기표기를 이용하지 않고 하기 때문에 상당히 좀 엄격하지 않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노약자들이기 때문에 대리투표나 그런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강릉에서 그런 것이 적발이 돼서 선관위에 고발한 사례가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 인천 같은 경우에는 대리투표를 지금 적발하시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 문병호> 공식적으로 증거를 확보한 건 아닌데, 참관인들이 보니까 동그라미를 크게 멋있게 쳤더라는 거예요. 아주 동그랗게. 그런데 일반 보통 사람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동그라미를 크게 아주 그야말로 멋있게 쳤는데 그것이 몇 개 표가 똑같이 그렇게 돼 있더라는 겁니다.

◇ 김현정> 그 동그라미 모양이 너무 유사했다?

◆ 문병호> 한 사람이 한 걸로 의심할 정도로 모양이 똑같이 그렇게 돼 있다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런데 문 의원님, 동그라미라는 건 비슷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글자도 아니고.

◆ 문병호>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작게 칠 수도 있고 크게 칠 수도 있고 한데. 정확하게 칸 안에 크게, 동그라미를 크게 제대로 쳤다는 거예요. 그래서 좀 이상하다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 김현정> 그럼 이런 거는 필적 감정을 통해서 밝혀낼 수는 있답니까?

◆ 문병호> 글쎄요, 동그라미라서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거는 좀 선거관리에서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저희도 이 부분에 조금 주목을 했는데요. 그러니까 문병호 의원의 당락 문제가 아니라 거소투표라는 건 선거제도인데, 여기서 일반 볼펜으로 그냥 동그라미를 칠 수 있다? 이런 식이라면 이 거소투표 문제는 상당히 다시 검토해 봐야 될 부분들이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은 드네요?

◆ 문병호> 네, 그리고 선상투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상투표도 볼펜으로 해도 인정을 선관위가 해 주고 있는데요. 그것도 마찬가지 문제라고 보고요. 그 다음에 더 문제는 개표 참관인이 6명밖에 안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라인이 7개 라인입니다. 7개 라인이고 그 7개 라인마다 투표함을 개함하는 부가 있고 분류부가 있고 심사집계부가 있고 위원검열부가 4개 부서가 있어요. 그럼 4×7에 28. 28군데에서 뭔가가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그러면 참관인이 28명이 되어야 각기 개표 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을 감시할 수 있는데 6명밖에 안 되기 때문에 감시할 수가 없습니다.

문병호 의원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6명으로는 다 보는 게 너무 어렵다?

◆ 문병호> 참관인이 28명은 돼야 한다. 왜냐하면 28군데에서 개표행위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지 그것을 제대로 참관하려면 28명이 선정이 돼야 된다, 그런 입장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무효표 문제도 제기하셨는데 이건 뭡니까?

◆ 문병호> 이번에 무효표가 좀 많이 나왔죠. 저희 쪽에서도 1400표 이상의 무효표가 나왔는데요. 무효표 중에서 유효로 된 것도 있고, 유효로 분류한 것 중에 무효도 있는데 저희가 적발한 것도 두 건이 있었습니다. 무효표된 걸 제표로 바꾼 게 있었고요. 다른 후보 표로 인정을 했는데 그것을 무효표로 바꾼 두 가지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도 역시 워낙에 표차가 적기 때문에 저희가 12만 명이 투표했는데 26표 차이가 났으니까 5000표 중에 1표만 만약에 적발이 되면 당락이 바뀔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무효라는 것이 어떤 두 칸의 중간쯤에 친다든지 애매하게 선을 벗어났다든지 이런 것들인데. 무효가 아니라고 보여지는 것도 무효표로 취급하는 걸 현장에서 보고 바꾼 경우가 있다는 말씀이세요?

◆ 문병호> 그렇습니다. 제 표인데 그걸 무효표로 분류를 한 걸 제 표로 바꾼 사례가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경우는 그러면 문 의원님 지역구뿐만이 아니라 다른 데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잖아요.

◆ 문병호> 당연하죠. 상당히 벌어졌겠죠. 그런데 표차가 많이 난 데는 그게 당락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것이고요. 저 같이 표차가 적게 나는 경우는 한번 재검표 할 필요가 있겠죠.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 질문도 많이 들어옵니다마는 아까 거소투표에서. 거소투표라는 걸 지금 처음 알았다. 볼펜으로 써도 되는 걸 처음 알았다, 이런 제도에 대한 문제제기 문자가 좀 들어와요. 그 중에 어떤 분이 혹시 거소투표에서 다른 의심 사항. 그러니까 한 당 후보에게 너무 몰표가 나왔다든지 이런 것도 있었냐라는 질문이 있네요.

◆ 문병호> 거기까지는 확인을 못 했고, 하여튼 제가 거소투표에서 상당표를 졌습니다. 그런데 그 표라는 게 어느 요양소에서 왔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게 만약에 어느 요양소에서 이 표가 집계된다라는 걸 알면 어느 정도 문제 파악이 되는데, 이게 섞어놨기 때문에 어느 요양소에서 찍은 표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것까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알 수가 없다. 그 요양소에서 투표하는 거소투표에 대한 제보들도 꽤 들어옵니다. 1146님, 저희 어머니가 요양원에 계시는데 치매 걸린 노인들에게도 원장이 날인을 받아서 특정번호를 찍으라고 했다더군요. 인지능력이 부족한 치매 환자들에게도 동등한 투표권 부여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런 몇 분의 문자가 좀 들어옵니다.

저희가 점검을 좀 해 보도록 하고. 그나저나 이런 문자도 들어옵니다. 과거에 이렇게 재검표했을 때 표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래서 일각에서는 그냥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깨끗하게 보이는 게 낫지 않겠느냐. 이런 질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 문병호> 표차가 더 날 수도 있고 더 좁혀질 수도 있고 그건 모르죠. 개표 해봐야 하는데. 제가 하는 것은 불복한다기보다도요, 검표 과정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떤 선거관리의 문제를 지적하고, 또 우리가 선거 관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들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재검표를 해서 만약에 표차가 줄든 늘든 간에 줄어도 문제고 늘어도 문제 아닙니까? 정확하게 되어야지, 만약에 제 표가 더 준다고 하더라도, 그렇더라도 그건 선거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죠. 그걸 정확히 지적을 해서 앞으로는 좀 엄격한 선거관리가 되어야겠다 그런 취지입니다.

◇ 김현정> 26표 차이인데 그게 설사 줄더라도, 재검표 했을 때 줄더라도 그것도 문제다, 이 말씀이에요.

◆ 문병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이게 참 너무 아슬아슬한 선거 결과가 나오다 보니까 이 야권연대를 국민의당이 받아들였으면, 단일화를 받아들였으면 이기는 선거 아니었겠느냐. 이런 아쉬움은 안 드느냐. 이런 질문 많이 받으시죠?

◆ 문병호> 그렇죠. 그런데 사실 이번에 더 오히려 문제가 된 건 야권단일후보라는 표시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문병호> 선거관리위원회가 정말 이거는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가 있었다고 보는데요. 이미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나 보수단일후보를, 이런 용어를 써서 안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관위의 질의 담당하는 직원이 그 사실도 모르고 답변했는지, 모르고 답변했다면 정말 선관위원 자격이 없는 거고요.

◇ 김현정> 지금 이 지역 같은 경우는 더민주 후보하고 정의당 후보가 단일화를 했었잖아요.

◆ 문병호> 단일화도 안 됐었고. 정의당 후보 자체가 없었어요. 단일화가 아니에요.사실은 혼자 나온 거죠.

◇ 김현정> 이 후보, 이쪽에서 단일화된 건 없었나요.

◆ 문병호> 없었습니다. 아예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 문병호> 그러니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의당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두 당만 단일화를 했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야권단일 후보라는 용어를 쓰도록 허용을 했어요,선관위에서. 우리 국민의당이 제2야당이고 원내 교섭단체입니다.

저희가 단일화에 참여를 안 했는데도 불구하고 야권 전체의 단일후보처럼 그렇게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시를 쓰도록 허용을 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그런데 그것은 이미 지방 선거, 2014년도에 그것은 법원이 위법이고 선거법 위반이라고 판결을 했어요.

◇ 김현정> 그 문제도 있었다. 표심에 영향을 줬을 거다.

◆ 문병호> 그러니까 당연히 질의에 대해서 선관위 직원으로서는 야권단일화 후보 용어를 쓰면 안 된다고 답변을 했어야 했는데, 그것을 그 전에 난 판결도 모르는 상태로 허용을 했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고의로 했는지 그건 알 수가 없습니다마는 대단히 잘못을 한 것이죠.

그리고 그것이 3월 25일날 결정을 해서 허용해 주고 4월 2일자에 가서 그것이 다시 번복이 됐어요. 이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고 번복이 됐는데 10일 간을, 열흘 간을 준비한 시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야권 단일후보라고 하고 다닌 겁니다. 현수막이나 명함에...

◇ 김현정> 그 문제도 문제 제기를 꼭 하고 싶다.

◆ 문병호> 모든 선거의 주요 전략으로 야권 단일후보라는 걸 활용을 했죠. 그래서 야권표가, 야권 지지자들이 굉장히 혼선을 받은 거예요. 그것 때문에.

◇ 김현정> 문 의원님, 지금 4.13 선거 후에 첫 재검표 사례였는데, 문 의원의 당락을 떠나서, 개인 문제를 떠나서 이번 선거에 잘못된 점은 없는지 문제제기에 대해 좀 들어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오늘 저희가 인터뷰를 했고요.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보겠습니다.

◆ 문병호> 네

◇ 김현정>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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