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9-5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0일 2-1로 이긴 NC와 마산 원정 이후 8경기 만에 맛본 승리다.
올 시즌 3승째(13패)가 이렇게도 길었다. 한화는 여전히 10위에 머물렀지만 승률 1할8푼8리로 이날 삼성에 진 9위 KIA(6승9패)와 승차가 3.5경기로 줄었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4점 차 뒤집기라 더 짜릿했다. 한화는 1회초 선취점을 냈지만 1회말 선발 김민우가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강판하는 등 대거 5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7연패 동안의 전철이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단체 삭발을 한 한화의 연패 탈출 의지는 끈질겼다. 2회 이용규의 1타점 2루타와 4회 하주석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4-5,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5회 대타 이성열의 2타점 적시타로 재역전한 뒤 차일목의 희생타와 9회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서는 김민우의 1회 5실점 이후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송창식(3이닝)-박정진(1이닝)-윤규진(2이닝)-권혁(1⅓이닝)-정우람(1⅔이닝)이 9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연패 탈출을 위한 집념의 투구였다.
▲22일 두산 선발 유희관, 한화전 통산 무패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한화는 더 강한 상대와 맞닥뜨린다. 바로 올 시즌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두산(11승4패1무)이다.
두산은 21일 케이티와 수원 원정에서 3-8로 졌다. 공교롭게도 한화의 7연패가 끝나는 날 두산의 7연승도 멈췄다. 그렇다 해도 최근 10경기에서 두산은 7승1무2패를 기록 중으로 최근 분위기에서 2승8패의 한화에 대척점에 서 있는 팀이다.
무엇보다 연패와 연승의 시발점에서 만났던 두 팀이다. 꼭 10일 전인 12일 두 팀은 대전에서 만났고 두산이 8-2 승리를 포함해 7연승, 한화가 7연패에 빠졌다. 상대 전적은 두산의 3승무패다. 무대를 바꿔 이번에는 두산의 홈인 잠실이다.
하지만 유희관은 '한화 킬러'다. 통산 한화를 상대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유희관은 지난해 한화전 5경기 4승 무패 ERA 1.96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강했다. 2014년에도 1승 ERA 2.63, 2013년 1승 ERA 2.61였다.
이에 맞서는 한화 선발은 송은범. 올 시즌 4경기 3패 ERA 7.71을 기록 중이다. 특히 7연패의 출발점인 지난 12일 두산전에서 패전을 안았다. 당시 송은범은 4⅔이닝 3실점했다. 삼진을 6개나 잡고 안타는 3개만 내줬지만 볼넷을 5개나 허용했다.
여기에 한화는 21일 경기에서 필승조가 적잖은 이닝들을 소화했다. 이후 곧바로 부산에서 잠실로 상경해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하다. 송은범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야 승산이 있다.
또 두산은 이후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주말 경기에 대기하고 있다. 보우덴은 13일 한화전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연패는 끊었지만 한화가 자칫 다시 연패에 빠질 수도 있다.
과연 한화가 최강 두산과 천적을 넘을 수 있을까. 연패 탈출의 여세를 몰아 연승으로 분위기를 더 끌어올릴지, 또 다시 두산전 악몽이 재현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