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경제이슈 선점…추대 반대 여론 뚫을까

경제 구조 개편론에 대해 주류 측도 "찬성"…절충안으로 '전대 연기론'도 나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대 총선 직후 '경제' 이슈 고삐를 바짝 쥐면서 김 대표 추대 반대론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20일 경제구조 개편과 실업 대책 마련을 전제로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화두를 던졌다. 이어 21일에는 이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별도의 기구를 다음날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2기 비대위 구성과 주요 당직 인선을 신속하게 마무리한 김 대표가 경제 이슈로 국정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가 총선 참패이후 여당이 지리멸렬한 사이에 예상 외의 카드로 치고 나오면서 경제 정책 논의가 야권 내에서 불붙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국회내 미래일자리 위원회 설치, 청년창업지원 제도 도입 등으로 맞불을 놨다.

김 대표 측은 김 대표의 애초 계획대로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한 측근은 "총선 민심에서도 드러났듯이 지금은 경제문제를 통해 수권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정치이슈가 부각될 경우 여야 싸움만 발생하고 국민들이 피곤해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에 대한 추대론을 놓고 반대 기류가 강한 상황이어서 나름 승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토대로 당내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경제 구조개편이라는 큰틀의 방향 제시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이란 단어가 강조되면서 일각에선 의구심을 표하는 경우도 있지만 당내 주류 측도 큰 반대가 없는 상황이다.

한 재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더이상 부실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해서는 안된다는 의미 아닌가"라면서 "그렇게 되면 구조조정 할 곳들은 할테니 당연히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다른 3선 의원은 "구조조정이 단선적으로 사람을 자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폭스바겐의 사례와 같이 해고없는 구조조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해고가 발생하면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노동계 역시 이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김 대표의 의중을 해석했다.

또다른 재선 의원은 "그동안 더민주가 추구했던 민주주의의 가치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역사교과서 문제나 세월호 문제 등은 여당이나 국민의당과도 협의가 필요한 세밀한 부분만이 남은 상태"라면서 "김 대표가 총선 직후 경제 담론만으로 주도권을 잡아 나가고 있지만 곧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친노 성향의 당직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을 야당이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기 위해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실업문제 등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김 대표의 '경제 개편론'은 효과를 보고 있다. 논의 흐름에 따라 김 대표의 필요성이 부각될 경우 추대론이 힘을 받을 수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전당대회를 열지 않더라도 당선자 총회를 통해 당 리더십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면서 "의미있는 반대가 없다면 김 대표에 대한 추대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 대표 추대에 대해 사실상 찬성 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는 더컸유세단 오찬에서 "현실적으로 (추대가) 가능하겠냐"라고 했다.

다른 한편에선 전대를 연기해 김 대표 체제를 좀더 연장하는 방안도 절충안으로 제시돼고 있다.

하지만 추대나 전대 연기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히 강해 김 대표 체제와 경제 이슈가 어떤 운명을 맞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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