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EQ900 자율주행 중 '딴짓'하다 사고나면?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선보인 자동차 자율주행 기능 (사진=드라마 '태양의 후예' 캡처)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처럼 자동차의 자율주행 모드 중 키스 등 딴 짓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누구의 책임일까?

21일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사고책임에 관한 법률 토론회’에서 나온 질문이다. “100퍼센트 운전자 책임”이라는 전문가들의 답변이 돌아왔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EQ900은 ‘종방향제어기술’이 적용돼 고속도로에서 차선이동 없이 앞으로 갈 수 있는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차'라고 할 수 있는데, 운전자가 종방향 자율주행 모드를 작동시킨 뒤 핸들을 잡지 않고 달린다고 해도, 시스템의 경우 운전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사고가 나면 현행법상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20년쯤 양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레벨3 단계 자율주행차'라면 다소 얘기가 달라진다.

‘레벨3’는 운전자가 손발을 전혀 쓰지 않고, 일정기간 눈을 감고 있어도 되는 상태의 자율주행차를 의미하는데, 사고가 날 경우 운전자와 차를 만든 제조사만이 아니라 자율주행차의 출시를 허용한 국가의 공동 책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대 김정하 교수는 "레벌 3단계에서는 자율주행차와 운전자만 두고 잘못을 가릴 게 아니라 국가도 책임 소지가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제작사가 만든 자동차를 승인해 번호판을 부여했다는 건 국가"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율주행 레벨 3단계로 가게 되면 사고 책임을 놓고 운전자, 제작사, 국가 등 의 책임 비율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대신 사람이 타지 않아도 되는 레벨4의 완전 자율 주행 단계에 들어서면, 기계도 운전자 개념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람의 책임은 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견해이다.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자율주행차 개발이 한층 속도를 내는 만큼, 자동차관리법, 도로교통법,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의 관련 내용을 아우르는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과 관련한 법률안'의 추가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소 측은 "최근 자율주행차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완전한 자율주행은 아니어도 현재 초·중기 단계의 자율주행은 양산돼 도로를 달리고 있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자율주행차 환경을 위해서는 자율주행차의 법적 제약과 자율주행 인프라, 차량 보안 등 다양한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한민&대교의 조석만 변호사는 "앞으로 자율주행차의 개념, 운전자의 개념을 제도적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으며 현 시점에서는 당장 2020년에 상용화가 임박한 '레벨 3' 단계의 자율주행차에 초점을 맞춰 사고 시 법적 책임을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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