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잃은 기성용, 벤치도 버거워진 현실

14~15시즌 팬이 뽑은 올해의 선수, 불과 한 시즌 만에 위기

프란체스코 귀돌린 스완지 감독은 뉴캐슬과 지난 리그 경기에 기성용을 교체명단에도 포함하지 않았다. 기성용은 귀돌린 감독 부임 후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다.(자료사진=스완지 시티 공식 트위터 갈무리)
불과 두 달 만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 누구보다 단단했던 입지가 완전히 무너졌다.

2014~2015시즌의 기성용은 스완지 시티의 핵심 선수였다. 리그 8골을 터뜨리며 팀 내 최다골을 기록했고, 역대 아시아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도 갈아치웠다. 경기당 패스 성공률도 90%에 육박하는 등 기성용의 유럽 생활에 있어 최고의 한 해였다.

기성용의 맹활약 덕에 스완지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위로 시즌을 마쳐 1912년 창단 후 최고 성적을 냈다. 현지에서도 선덜랜드에서의 임대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기성용의 활약이 스완지의 놀라운 성적의 중심에 있었다는 평가가 쏟아졌고, 팬 투표로 뽑은 올해의 선수 수상은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기성용을 향한 평가는 달라졌다. 무엇보다 기성용을 믿고 중용했던 개리 몽크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이탈리아 출신의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이 부임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1월 귀돌린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도 그라운드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던 기성용이지만 2월 초 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발에 머리를 맞아 뇌진탕 증세로 한동안 전열에서 이탈한 이후 완전히 주전 경쟁에서 밀린 모습이다. 귀돌린 감독은 기성용이 아닌 잭 코크를 중용했고, 임대 신분의 르로이 페르도 기성용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서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로 인해 교체명단에서도 제외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현지 언론 ‘사우스 웨일스 이브닝 포스트’가 게시한 올해의 선수 팬 투표에는 6명의 후보 가운데 기성용의 이름이 빠졌다. 기성용의 자리는 잭 코크와 길피 시구르드손, 리온 브리턴이 대신했다. 이 밖에 후보로는 안드레 아유, 닐 테일러, 애슐리 윌리엄스가 이름을 올렸다.

비록 소속팀에서의 주전 입지는 약화됐지만 대표팀에서 기성용의 존재감은 분명하다. 박종민기자
◇ 현지 언론서 줄어든 입지에 이적 가능성도 언급

특히 ‘사우스 웨일스 이브닝 포스트’는 사실상 시즌이 끝난 현시점에서 올 한 해를 돌아보며 기성용의 이적 가능성을 제기했다. 퀸스파크레인저스에서 임대한 페르의 완전 이적 가능성을 제기한 ‘사우스 웨일스 이브닝 포스트’는 기성용이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고 평가하며 귀돌린 감독이 기성용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 이상 큰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가장 견고한 입지를 자랑했던 기성용이다. 올 시즌 개막 전까지도 스완지에서의 맹활약에 아스널 이적설도 제기됐다. 하지만 불과 한 시즌 만에 주전 입지가 위태로워지며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야 할 신세로 전락했다는 영국 현지의 평가는 허투루 흘려보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기성용의 현 상황에 대해 송영주 해설위원은 "현지 언론에서 제기된 이적설은 기성용의 팀 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라며 "귀돌린 감독은 부임 후 1차 목표였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이룬 만큼 다음 시즌에 대한 청사진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만큼 현재 안정적인 활약을 하는 플랜 A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적다. 기성용에게는 분명한 악재"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기성용은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남은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훈련에서 귀돌린 감독에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팀이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확정된 상황에서 다음 시즌을 대비해 이미 검증된 자원인 기성용을 활용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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