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에 따르면 올해 2월17일 강원도에 있는 한 포병부대에서 전역한 김모씨는 전역 전날 밤 생활관에서 동기 2명과 소대원 12명이 상호 합의 하에 '전역빵'을 했다.
이는 당시 당직사관에게 적발됐고, 이 사실을 보고받은 포대장은 '병영생활 중 구타·가혹행위 등은 어떠한 경우에도 금지한다'는 규정에 따라 현역병은 징계하고, 전역자 3명은 얼차려를 부여한 뒤 전역시키도록 지시했다.
전역 당일 김씨를 비롯한 전역자 3명은 완전군장을 하고 오전 8시30분∼정오, 오후 1시30분∼오후 4시30분 등 총 6시간30분 동안 연병장 90바퀴(약 22.5㎞)를 돌았다.
이에 김씨는 "도가 지나친 얼차려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며칠 뒤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육군규정은 야전부대에서 보행 얼차려를 시행할 경우 상병·병장에게는 완전군장 시 1회 1㎞ 이내, 4회 이내 반복(4㎞) 하도록 그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해당 포대장은 인권위에 "얼차려 부여 시 규정을 위반한 것은 사후에 확인했다"면서도 "다만, 이는 병영 부조리에 대한 신상필벌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고 사전교육,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보장 등을 해 감정적인 보복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부대 측의 얼차려가 병영 부조리에 대한 신상필벌, 부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 등을 엄단하려 시행한 것으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육군규정을 위반해 과도하게 얼차려를 시행해 해당 병사들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준 것도 인정된다며 해당 포대장에 대한 경고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상급부대 사단장에게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