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심정옥 고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이물질을 삼킨 소아환자 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중 36개월 미만이 52.6%를 차지했다.
아이들이 삼키는 이물질은 동전(17건), 버튼형 건전지(12건), 귀걸이(5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삼킨 물건의 39.5%는 위장에 넘어간 상태에서 발견됐으며, 9명은 식도 및 위의 궤양, 부식, 홍반 등의 상처가 확인됐다. 또 1명은 십이지장에 천공이 생겨 수술해야 했다.
이물질 중에서도 아이들한테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건 버튼형 리튬 건전지였다.
버튼형 건전지에는 리튬과 알카라인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리튬 건전지가 알카라인 건전지보다 크기도 크고 전압이 2배가량 높아 장 속에서 출혈이나 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생겨도 아이들이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아 부모가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이물질을 삼켰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버튼형 건전지를 삼킨 12명만 보면 아이들은 건전지를 삼키고 나서도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이들 중 10명은 36개월 미만이었다.
하지만 진료 결과 12명 중 5명은 출혈, 홍반, 궤양 등이 관찰될 정도로 합병증 증상이 가볍지 않았다. 이 아이들은 모두 리튬 건전지를 삼킨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식도 위쪽 괄약근에 버튼형 리튬 건전지가 걸렸던 아이는 삼킨 이후 2시간 이내에 제거했는데도 출혈과 함께 점막에 화상을 입어 깊은 궤양이 남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심정옥 교수는 "영유아의 식도에 걸린 버튼형 건전지는 즉각 제거해야 하는 응급 상황인 만큼 사고 발생 시 즉시 응급실로 데려가 엑스레이를 찍고 후속조치를 상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심 교수는 "기존에 많이 사용된 버튼형 알카라인 건전지의 경우 위로 넘어가더라도 대변으로 자연 배출될 때까지 기다려도 되는 것으로 권고되고 있지만, 리튬형 건전지는 합병증 양상이 전혀 다르다"면서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므로 건전지가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Pediatric gastroenterology, hepatology, and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