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벌어진 곳은 SM엔터테인먼트가 만든 공연장인 SM아티움. 국내 굴지의 대형 기획사가 운영하는 곳이어서 충격의 수위가 더욱 크다는 지적이 인다.
해당 팬이 원치 않은 몸수색을 당한 이유는 뭘까. 공연장 안으로 카메라를 숨겨 왔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성희롱에 가까운 수색을 당한 글쓴이는 불쾌한 감정을 자신의 SNS에 그대로 올렸고, 해당 사건은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 팬덤 젊은 아티스트, 몸수색으로 관리하는 아티움의 CS 매뉴얼
"성희롱 플레인(클레임) 넣은 아티움에서 전화 왔다. 아티움의 CS(고객서비스) 매뉴얼 참 당황스럽다. 엑소는 다른 아티스트에 비해 팬덤이 젊어 관리를 '빡세게' 해야 한다는데 그렇다고 성희롱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그러면서 "수많은 콘서트를 가봤지만 가슴 만지겠다는 시큐(씨큐어에이티/ 보안업체) 없었다. 무슨 카메라를 가슴에 숨겨 와서 가슴을 검사하는 일이 있대? 살다 살다 '가슴 만져볼게요'라는 말은 내가 아티움에서 처음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글쓴이는 이어 약 5분 뒤 "아티움 씨어터 관리자와 약 30분 통화를 했다. 가슴 만져본다던 직원은 내가 '****'(팬 닉네임)인 거 알고 '쟤는 카메라 있을 거야'라는 추측으로 나한테 그딴 성희롱을 한 게 맞다. 스엠(SM) 언제부터 빠수니(열혈팬)를 직원으로 고용했냐?"고 성토했다.
그는 또 "제일 어처구니 없던 게 그 매니저님이 나한테 옷 들춰 보라고하고 엉덩이 만져보겠다고 했다는 것"이라며 "또 좌석 찾아가고 있는 내 팔을 잡고 입구 쪽으로 끌고 가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우리 팬덤은 나이대가 젊으니 가슴을 만지는 등 성희롱까지 해가며 카메라 수색을 해야 한다는 것이냐. (카메라가 있다고)추측만으로 성희롱 한 것이라면 이제 홈마(홈페이지 마스터의 준말)들은 아티움 어떻게 가겠냐"고 분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aws***'는 "돈은 내가 내고 갑질은 SM 직원이 한다. 아티움 직원의 무례한 태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난 입장하면서 빨리 들어가라고 뒤통수 맞고 등짝도 맞았다"고 지적했다.
글쓴이의 몸수색 논란과 댓글 반응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CBS노컷뉴스는 SM아티움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글을 올린 당사자와의 미팅(22일) 후에 입장을 전하겠다는 것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극성 팬의 수법이고 늘 있는 일이다. 팬들이 사진 찍으려고 숨겨 놓은 사진기를 빼라고 터치하면 그걸 성추행했다고 주장한다. 하도 그런 일이 많아서 여자가 직접 관리를 한다. 그렇게 심한 터치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스타와 팬 사이에서는 일상적인 일, 아티스트의 공연 저작권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일,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따르는 몸수색이라는 논리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합의점은 어디일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성춘일 변호사는 "몸을 강제로 수색하고 터치하는 건 인권침해요소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법상 규정할 수 있는 게 없다. 즉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불법 행위로 손해배상청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 변호사는 "최소 침해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 적정수준의 자기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이라며 "공연을 주최하는 주최 측과 공연을 관람하는 팬 측이 충돌하지 않게 최소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최 측은 카메라 기기를 선별하는, 이를테면 공항 검색대와 같은 기기를 이용한다든지 혹은 검색대가 비싸면 금속 판별기를 설치해 감별하면 적어도 몸수색은 피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그러면 사생활 침해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