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016년 리우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와 피지, 독일과 함께 C조에 묶였다. 최상은 아니지만, 최악도 아닌 무난한 조 편성이다. 최약체 피지를 1차전에서 잡고, 독일과 멕시코를 상대로 승부를 보는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그 중에서도 유력한 시나리오는 독일보다는 멕시코를 상대로 승부를 보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해보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독일이지만, 그만큼 전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신태용 감독도 20일 조 추첨 및 브라질 현지 답사 등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처음에 독일이 안 끼었을 때는 상당히 기분이 좋았는데 마지막에 독일이 들어오면서 조금 기분이 안 좋았다"면서 "그래도 무난한 조 편성이 되지 않았나 싶다. 나름 최악의 경우는 피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신태용 감독은 대다수 전문가들이 그렸던 시나리오 대신 독일전을 승부처로 꼽았다. 단순히 올림픽 8강 진출을 내다보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D조 1위가 유력한 아르헨티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조 1위로 8강에 오르는 시나리오가 최상이라는 구상이다.
신태용 감독은 "D조는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이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소한 2승1무는 해야 아르헨티나를 피할 수 있다"면서 "피지는 세 팀이 무조건 잡을 거라 생각한다. 독일과 멕시코도 베스트 멤버로 나오기 때문에 피지전을 숨길 수 있는 것은 숨긴 채 잡고, 그 다음 독일전에 최선을 다해 이겨야 편하게 갈 수 있다. 생각대로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예선 통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조별리그부터 최선을 다해 조 1위로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목표까지 수월하게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막시밀리안 아르놀트(볼프스부르크), 마티아스 긴터(도르트문트), 율리안 브란트(레버쿠젠), 예레미 톨얀(호펜하임) 등 분데스리가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신태용 감독도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독일을 우승후보로 꼽았다. 그럼에도 피하지는 않는다. 독일과 전력을 다해 맞붙은 뒤 결과에 따라 멕시코와 3차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신태용 감독은 "개인적으로 독일에서 체크했는데 우승후보라고 생각한다. 유소년 시스템이 좋아서 올림픽팀이 국가대표 버금가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면서 "피지는 이긴다는 가정 하에 독일에 100% 올인할 것이다. 이길 수 있을지, 비길 수 있을지는 모른다. 질 수도 있다. 대신 독일에 승부처를 던지고 난 다음에 멕시코와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겠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에 대한 자신감도 이런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했다.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와 월드컵에서 많이 만났다. 올림픽팀도 많이 만났다.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도 한국 특유의 축구와 정신력을 보여주면 밀리지 않는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