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장 찾아다니며 전통효모 발굴, 허영인 SPC 회장의 뚝심

수입 이스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국내 기술의 천연 토종 효모로 빵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SPC가 우리나라 대표 발효 소재인 누룩에서 빵을 만드는 데 적합한 미생물을 찾아냈다. 제대로된 한국식 빵을 만들겠다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집념과 뚝심 덕분이다.

SPC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통 누룩에서 제빵용 토종 천연효모를 발굴하고 업계 최초로 제빵 상용화에 성공했다.

허 회장의 토종 효모 발굴 노력은 11년간 지속됐다. 효모는 빵의 맛과 풍미를 좌우하는 제빵의 핵심 요소.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해 관련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SPC는 2005년 기초 연구를 위해 설립한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통해 제빵에 적합한 토종 효모 발굴과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진들은 청정지역인 청풍호, 지리산, 설악산 등에서 미생물을 채집하고, 토종꿀, 김치, 누룩 등 한국의 전통식품 소재를 구하기 위해 각 지방의 5일장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마침내 서울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연구에 박차를 가한 끝에 한국의 전통누룩에서 제빵 적성에 맞는 천연효모를 찾아냈다. 천연효모의 이름은 SPC그룹과 서울대학교의 이름을 따 'SPC-SNU(에스피씨-에스엔유) 70-1'로 붙여졌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생명공학 전공 서진호 교수는 "이번 제빵용 토종 천연효모의 발굴은 해운대 백사장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아낸 것과 같다"며, "고유의 발효 미생물 종균이 거의 없는 국내 발효식품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쾌거"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소재인 누룩에서 서양의 음식인 빵을 만드는 데 적합한 미생물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전문가와 학계에서 더욱 의미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SPC그룹은 서울대 SPC농생명과학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천연효모를 발굴해 국내 첫 제빵 상용화에 성공했다. (사진=SPC그룹 제공)
'SPC-SNU 70-1' 천연효모는 발효취가 적고 담백한 풍미로 빵을 만들 때 다른 원료의 맛을 살려주고 쫄깃한 식감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제빵 적성에 맞는 발효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빵의 노화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SPC그룹은 국내 특허를 등록하고 국제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프랑스,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지정국가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해외 파리바게뜨의 제품도 토종 천연효모로 만들어 글로벌 베이커리들과 경쟁할 예정"이라며 "차별화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로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갖춘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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