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는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광저우 헝다(중국)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H조 5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이 패배로 사실상 포항은 16강 경쟁에서 탈락했다.
포항은 다음 달 3일 열릴 우라와 레즈(일본)와 원정 6차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시드니FC(호주)가 광저우를 크게 꺾는 결과를 기대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20일 열리는 시드니와 우라와의 맞대결에서 우라와가 승점을 얻을 경우 포항의 모든 기대는 물거품이 된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수비적으로 경기하며 승점을 얻었던 것과 달리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안방에서 열린 5차전은 무조건 승리해야 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포항은 안되는 팀의 전형을 보여줬다. 공격은 빈약했고, 수비는 허술했다.
올 시즌 포항을 이끌어 나갈 ‘엔진’이었던 손준호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잔여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골키퍼 신화용도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 만큼 포항은 간절함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로 더욱 단단하게 뭉쳐야 했다.
하지만 포항은 공격과 수비 모두 광저우와 맞서기에는 부족했다. 경기 초반 상대를 매섭게 몰아붙이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광저우에 선제골을 내준 뒤 급격하게 무너졌다. 후반 들어서도 교체 카드의 활용을 통해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전반과 마찬가지로 골이 터지지 않았다.
수비 역시 아쉬움이 컸다. 선제골 장면에서는 다소 높았던 가오린의 크로스를 수비수가 지켜보고만 있었던 탓에 결국 뒷공간을 파고든 히카르두 굴라트를 막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추가골 역시 수비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상대의 역습을 포항의 중앙 수비수들이 곧바로 대응하지 못하는 장면이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가오린의 돌파가 매끄럽지 못했지만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한 포항의 수비는 추가골을 저지하지 못했다.
경기 후 최진철 포항 감독은 “홈 팬께 죄송하다. 준비했던 패턴 플레이가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지난 경기보다는 분명 좋아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라고 아쉬운 패배를 분석했다. 아쉬웠던 공격에 대해서는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면서 “단순화된 공격 패턴으로 다양성이 부족하다. 앙동현 등 공격수의 원활한 움직임으로 득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벼랑 끝 승부에서 값진 승리를 챙긴 광저우의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이 감독은 “두 팀 모두 많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오늘의 승리는 펑샤오팅이 주장답게 수비를 잘 이끈 덕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