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노히트' 심수창, 한화 선발진의 한줄기 빛

한화 이글스의 심수창 (자료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의 선발진은 시즌 첫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86,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2.15, 피안타율 0.315를 기록하고 있었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의 7번째 선발투수 심수창이 마운드를 밟기 전까지는 그랬다.

심수창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처음 1군 무대에 선 날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 심수창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회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이어가며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이제야 1군 무대에 오른 심수창의 이날 직구 구속은 시속 140km 초반대에 형성됐다. 직구에 힘이 실렸다. 또 포크볼은 타자 앞에서 절묘하게 꺾여 헛스윙과 범타를 이끌어냈다. 5회까지 심수창은 완벽에 가까웠다.

6회부터 흔들렸다. 선두타자 정훈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고 이어진 1사 1,3루 위기에서 김문호에 좌전안타를 맞고 1실점 했다. 스코어는 2-1 한화의 리드.

한화가 투수 교체를 준비하자 심수창은 마운드 위에서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더 던지고 싶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민태 투수코치와 잠시 대화를 나눈 뒤에야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권혁은 아두치를 범타로 잡아내고 최준석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에서 황재균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을 펼친 끝에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용규가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았다. 한화로서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심수창의 이날 최종 기록은 5⅓이닝 2피안타 3볼넷 1실점. 총 82개의 공을 던졌고 탈삼진 6개를 솎아냈다. 마에스트리가 지난 10일 NC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이후 경기 다음으로 한화 선발투수 중 가장 잘 던졌다.

선발투수가 승리투수가 되는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다. 선발투수의 가장 큰 임무는 팀에게 승리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한화는 이날 경기 전까지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 버틴 적이 두 차례 밖에 없을 정도로 불안한 출발을 보일 때가 많았다. 선발진의 난조에 불펜의 역할이 커졌고 여기에 '퀵후크'와 혹사 논란이 더해져 여론은 김성근 감독의 야구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한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선발진의 안정화였다.

심수창이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비록 1실점하긴 했지만 한화는 여전히 롯데에 앞서갔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뒤 내려가는 선발투수의 모습을 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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