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지난 공천 과정에서 친노(친노무현)의 좌장격인 이 전 총리를 '정무적인 판단'으로 공천에서 배제했고, 이 전 총리는 이에 반발해 탈당한 뒤 4·13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세종시에서 더민주 문흥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친노 의원들은 이 전 총리의 복당 수용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지만 비노 의원들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여서 이 전 총리의 복당 절차가 본격화될 경우 진통이 예상된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쯤 대리인을 통해 중앙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전 총리는 탈당한 자신을 도와 해당행위로 징계를 받았던 세종시의원 5명과 당원 1명에 대한 징계철회 요청서도 함께 제출했다.
이 전 총리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민주를 싫어서 탈당한 것이 아니라 김종인 대표의 정무적, 자의적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탈당했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사람은 탈당한 날부터 1년이 경과하기 전에는 복당할 수 없으나,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의 심사와 최고위(현 비대위), 당무위가 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복당이 가능하도록 예외조항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 전 총리의 복당을 두고 친노 의원들과 친노가 아닌 의원들 사이의 시각 차이가 뚜렷해 이 전 총리의 복당심사 절차가 본격화될 경우 당내 갈등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친노 의원은 "당의 전략강화를 위해 이 전 총리의 복당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당이 이 전 총리의 복당 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친노 의원도 "이 전 총리가 복당 신청을 한 만큼 이를 늦출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노를 제외한 당 소속 의원들은 이 전 총리의 복당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면서도 복당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차이를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3선 의원은 "지금 당이 외연을 확장해가는 시기인데 이 전 총리의 복당으로 당이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으로 나뉘는 모양새를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른 3선 의원도 "이 전 총리가 공천배제되는 것을 두고 안타깝게 생각했던 의원들도 있지만, 고개를 끄덕인 사람들도 많았다"며 "그런 여론을 참작하면 복당신청을 좀 더 신중하게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전 총리의 복당을 수용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입을 모은 재선, 3선 의원도 "여당이 다수 의석을 통해 의장을 차지하려는 것을 비판하는 우리가 선거에서 이겼다고 이 전 총리를 받아들이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신중론과 "앞으로 패거리를 만들지 않고 당내 화합과 통합에 힘쓰겠다는 메시지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조건부수용론을 제시했다.
이 전 총리의 복당 신청 소식에 김종인 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밝혔다고 김 대표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