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 전문가들과 우리 국방부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예상한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추가 실험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국제교류재단(KF)의 공동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시점이 문제일 뿐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같은날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스의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천천히 준비하면서도 실행은 전격적으로 하게 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 포착되고 있다"며 " 북한이 체제 결속을 위해 어떤 돌발적 도발을 감행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수차례 언급했듯이 북한은 당장이라도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대해 군은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36년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5월초 예상)를 기점으로 이후 보다는 이전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북한 스스로도 5월 노동당 대회 이전 5차 핵실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고위관료가 "우리의 전투 능력을 경시하면 놀라게 될 것"이라며 "당대회 전에 높은 전투 능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 매체는 지난달 15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탄두 폭발 시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의 조기 단행을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김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지난 15일(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의 발사를 강행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로 지도력에 타격을 입은 김 제1비서가 5월 노동당 대회 전에 '성과' 를 내기 위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제1비서는) 36년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에서 핵능력 고도화에 대한 성과를 내세우기 위해 대회 이전에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다만 "유엔의 대북제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당 대회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도발' 의 유형과 관련해서는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보다는 5차 핵실험을 먼저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5일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의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시일이 다소 걸리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은 지하 핵실험을 먼저 한 뒤 탄도미사일을 다시 발사해 핵능력 고도화의 성과를 얻으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언제든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수 있다는게 군의 판단" 이라며 "한미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핵실험장 주변과 미사일 발사장 일대를 정밀 감시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