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환 전남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급성 내사시'로 병원을 찾은 7~16세 청소년 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과 내사시 발생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BMC Ophthalmology)에 최근 발표했다.
내사시는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사시를 말하는데 5살 이전에, 동양보다 서양에서 발생이 많은 편이다. 이번 환자들처럼 5살 이후에 내사시가 발생하는 일은 드물다.
이 중에서도 내사시의 크기가 모든 방향에서 같다는 의미의 '급성후천일치 내사시'는 매우 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기는 경향이 있다. 이외에도 근시인데 안경을 쓰지 않고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하거나, 한눈을 오랫동안 가린 경우, 뇌종양이 있는 경우 등에도 내사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 포함된 청소년 환자들은 이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연구 결과 12명의 급성 내사시 환자들은 모두 하루에 4시간 이상에서 최대 8시간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평상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거리도 20∼30cm로 매우 가까운 편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내사시 진단 이후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시키자 사시 각이 저절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특히 9명의 환자는 약 2개월간의 스마트폰 중단만으로도 수술이 필요 없을 만큼 사시 각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3명의 환자는 사시 각이 크고 내사시 기간이 길어 더는 호전되지 않아 결국 전신마취하에 수술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하자 내사시 증상이 개선된 것은 내사시의 원인이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 때문임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환 교수는 "스마트폰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지속해 사용하면 눈 모음이 유지되면서 눈 안쪽근육(내직근)이 강화되고, 눈의 벌림이 잘 이뤄지지 않다가 결국 눈이 몰려 벌어지지 않아 내사시가 된다"면서 "수개월 동안 이런 증상이 지속하면 근육이 굳어 스마트폰을 중단해도 호전이 안 되고,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눈 건강을 위해 스마트폰을 지속해서 30분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아이들이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을 호소하거나 눈이 몰려 보인다면 내사시 초기일 수 있는 만큼 안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