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검사)는 19일 오전 제조판매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 인사담당 실무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이 담당자를 상대로 지난 2001년부터 현재까지 약 16년간에 걸친 옥시의 인사내역을 자세히 들여다 볼 계획이다. 143명이라는 피해자 가운데 103명이라는 다수의 피해자를 낸 옥시 측의 운영 과정이 수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검찰은 옥시가 레킷벤키저에 인수된 2001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요 시점의 운영 책임자들을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인사담당자를 불러 가장 많은 피해를 낸 옥시의 사건 당시 책임자들을 자세히 알아볼 계획"이라며 "2001년부터 2016년 현재까지 시점별 책임자들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가습기 살균제 업체와 관련된 검찰 수사는 ▲유해성을 제품 출시와 판매 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 유해성 검토를 위한 실험을 진행했는지 ▲ 증거인멸이나 은폐 정황이 있는지 등이 골자였다.
검찰은 옥시가 지난 2011년 서울대와 호서대에 살균제 흡입 독성 동물실험을 의뢰하고 자사에 유리한 결과를 얻는 과정에서 각각 수천만원의 금품을 전달한 단서를 포착한 상태다.
또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에 가습기 살균제 사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의 게시글이 올라왔으나 삭제한 정황, 2011년 기존의 법인을 청산하고 새 법인을 설립해 형사처벌을 면하려 한 정황 등도 파악했다.
검찰은 최근 옥시의 비도덕적 운영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유해물질 PHMG 인산염이 2001년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포함된 과정 등 제품제조 단계 뿐 아니라, 옥시의 운영 방식 전반도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옥시에 대한 전선이 확대된 것으로 안다"며 "제품제조에 한정된 조사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수상한 일들의 책임자들을 더 파헤치기 위해 인사담당을 소환조사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옥시 인사담당자에 대한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이번주 중 다른 제조판매업체 관계자들도 잇따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시민단체와 피해자들도 이날 낮 12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검찰 내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센터 설치와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검찰에서 피해자들을 모두 조사해 피해 실태 등 상황을 잘알고 있다"며 "검찰 차원에서라도 피해신고접수센터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살인죄를 요구해왔고 가해기업 관계자도 구속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롯데마트의 사과도 검찰 수사를 한다니까 하는 건데 진정성이 낮아보인다.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또 "옥시 측의 의뢰로 실험한 교수들에 대해 학교 측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이라며 "교수 파면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