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이처럼 꼬이게 된 것은 산지 과잉 생산된 원인이 가장 크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14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닭고기와 계란 수출이 중단된 영향도 있다.
◇ 육계, 계란 공급물량 5%25 이상 증가…산지가격 폭락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육계 사육두수는 8천200만 마리로 2014년에 비해 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다 보니, 육계 산지 출하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 들어 지난달 말 기준 1kg에 1450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나 폭락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처럼 닭고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육계 산지가격은 다음달까지 1kg당 1200~140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 지인배 연구위원은 "육계 산지 출하가격은 크게 떨어져도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치킨시장이 견고하기 때문에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계란도 과잉 공급에 따른 가격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계란 공급 물량은 하루 평균 4천200만개로 지난 2014년 같은 기간에 비해 5% 증가했다.
올 들어 산지 계란가격은 특란 10개 기준 950~1000원대로 지난해 이맘 때 보다 30% 정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계란 전업농가의 생산비용인 1152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 2014년 AI 발생 이후, 가금류 수출 중단…국내 과잉공급 불러와
이처럼 국내 닭고기와 계란 시장이 과잉 공급된 것은 하림과 마니커, 참프레 등 치킨업체간 출혈경쟁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AI 발생으로 해외 수출길까지 막히면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AI 발생 이전인 지난 2013년의 경우 국내산 닭고기의 홍콩 수출물량은 5,244톤, 수출액은 800만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AI가 발생하면서 가금류 수출이 중단된 지난 2014년의 경우 홍콩 수출물량은 369톤, 124만 달러로 급감했다. 2014년 5월 이후에는 수출실적이 아예 없다.
계란도 2013년 홍콩에만 570톤, 1천만개를 수출해 115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으나 2014년에는 64톤, 110만개 수출에 그쳤다.
농촌경제연구원 우병준 축산관측실장은 "우리나라 닭고기 출하물량이 연간 9억마리가 넘기 때문에 닭고기 수출 물량이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미미하지만, 수출 자체가 중단되그나마 수급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우 실장은 또, "계란의 경우도 산란용 노폐닭을 태국과 베트남 등에 수출해 계란 생산을 조절했으나 이것이 막히면서 공급조절도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 농식품부, 가금류 수출 재개…AI 추가 발생 '꺼림직'
비록 지난달 말에 경기도지역에서 AI가 재발생했지만 국내 비발생지역인 영남지역으로 수출작업장을 변경해 계란을 수출하게 됐다.
이번에 수출된 계란은 홍콩 최대의 대형할인매장 등에서 다음달 초에 판매될 예정이다.
농식품부 이천일 축산정책국장은 "이번 수출로 최근 계란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불안을 해소하고 양계농가의 소득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닭고기와 오리고기 등 국산 가금류에 대해서도 중국과 홍콩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