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도 힘들다"…'잠룡' 사라진 與, '세대교체' 꿈틀

여소야대 정국…남경필‧원희룡 등 지방정부 '협치 시도' 주목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역에너지 전환 공동선언 행사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오른쪽부터) 윤창원기자
새누리당으로선 대선주자군(群)을 상실한 것이 4‧13총선 참패의 또 다른 상처다. '과반 실패'가 현재 권력이 겪을 어려움과 관련된다면 잠룡을 대거 잃은 것은 미래 권력 차단과 직결된다.

반기문(72) 사무총장조차 여의치 않은 ‘카드’가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초 '반 총장 대망론(論)'은 친박계가 띄웠다. 반 총장이 대통령으로서 외치(外治)를 담당하고 내정(內政)은 친박계 총리가 맞는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었다고 해서 흥행이 보장되진 않는다는 사실은 지난 총선의 '진박 마케팅'의 실패를 통해 확인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당내 지지 기반이 없고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반 총장으로선 원내(院內)의 원군이 절실하지만, 그의 추대를 보증할 친박계의 정치적 자산이 파산 직전인 상황이다.

때문에 새로운 차기 주자 발굴을 위해 세대교체가 필수불가결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여권 관계자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본진인 영남과 호남 장악력에 문제를 드러낸 만큼 여야 모두에게 세대교체는 필연적 귀결”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여당 내부에선 남경필‧원희룡 등 지방정부로 차출된 개혁 성향의 중진급을 중앙으로 다시 소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들의 경쟁력은 지방정부 운영을 통해 '협치'를 이미 경험해봤다는 점에 있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진작부터 여소야대(與小野大)였다. 야권의 협력 없인 국회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당에 시급한 리더십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경우 지방의회의 여소야대 정국 돌파를 위해 '연정'을 제안한 바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주장에 동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7년 예정된 대권 주자 경선 출마와 관련해선 "제주도민과의 약속을 가볍게 치부할 수 없다"며 남은 임기를 걸림돌로 거론했다.

이들의 임기는 2018년 6월까지이기 때문에 2017년말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중도 사퇴가 불가피하다. 다만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선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반 총장뿐만 아니라 여권의 잠룡군(群) 전체의 대권 도전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는 점도 세대교체론을 강화한다.

김무성 대표의 경우 부산 영도에서 당선됐지만, 총선 패배로 대선 출마의 명분이 약화됐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지지율도 예전 같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낙선으로 경쟁 구도에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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