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눈물 같다".
16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년 범국민 추모 문화제'에 참석한 정해진(39세) 씨의 말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행사에도 참석했다는 정해진 씨는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가족들,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돼 드리고 싶어서 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문화제 시작과 함께 더욱 굵어진 빗방울에도 불구하고 문화제에 참석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계속됐다. 행사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까지 가득 메웠고, 주최측 추산 1만 2천여 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다.
시민들은 우산을 받쳐드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끝나지 않은 싸움을 응원했다. 특히, 유명무실해진 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하라는 목소리가 컸다.
기독교인들도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잊지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
향린교회 성도 60여 명은 세종문화회관 앞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에도 추모행사에 참석했다는 김진 성도(57세)는 "기독교인으로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교회가 기도의 자리를 넘어 진상규명을 위해서도 적극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학생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한신대와 성공회대, 장신대, 감신대, 총신대 등 신학생 300여 명은 굵어지는 빗방울에도 자리를 지켰다.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진행되는 목요기도회에 참석해 온 김진수(신학과 4학년, 장신대 평학생모임)씨는 "신학은 책상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거리에서 완성된다고 배웠다"며, "고통받는 이들이 있는 거리에 나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선민(한신대 기독교교육학과 3학년)씨는 "사회적약자들과 함께 해야된다고 배웠고, 이 곳이 기독교 교육의 현장이라고 생각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원(총신대 신학과 3학년, 총신대 총총걸음)씨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행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기록될 역사 속에서 총신대생들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했다는 사실을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2주기. 세월호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오늘 만큼은 외롭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