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의 사다리…기적의 은행을 아십니까

기쁨과희망은행, 연체율 70%에도 끄덕없는 출소자 자활 버팀목

기쁨과희망은행 대출 과정(사회교정사목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한순간 실수로 저지른 범죄를 깊이 반성하며 모범적인 수감 생활을 마치고 새 출발을 다짐해도 출소자들에게 바깥세상은 힘겹기만 하다.

전과자라는 낙인에 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하고,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자금을 빌릴 데도 마땅치 않다.

이런 출소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곳이 바로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가 운영하는 '기쁨과희망은행'이다.

기쁨과희망은행은 출소자 재범 방지와 자활 지원을 위한 무담보 소액 대출 기관이다.

출소한 지 3년 이내인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거주자로서 기쁨과희망은행 창업교육을 받고 심사를 통과한 이들에게 소규모 창업 자금을 대출해 준다.

대출 금액은 1인당 최고 2000만 원이며, 연 2% 이자에 12개월 거치 48개월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이다.

출소자뿐만 아니라 범죄 피해자 가족 역시 같은 조건으로 창업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천주교 운영 기관이지만, 출소자 종교는 전혀 따지지 않는다.

살인죄로 8년 6개월을 복역한 박 모(62) 씨도 기쁨과희망은행 덕에 세탁소를 운영하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창업 자금 대출 희망자들이 창업교육을 받고 있다(사진=기쁨과희망은행 제공)
박 씨는 16일 "한없이 고맙다"는 말로 기쁨과희망은행에 대한 감사의 정도를 표현했다.

이처럼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출소자들에게는 한없이 고마운 기쁨과희망은행이지만, 운영 내용을 보면 위태롭기 짝이 없다.

기쁨과희망은행은 2008년 6월 25일 창립 이후 190여 명에게 총 33억 원을 빌려줬다.

이 가운데 매달 원리금을 갚는 사람은 60여 명에 불과하다.

창업 이후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리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연체자 비율이 무려 70%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대출금을 모두 갚은 출소자는 앞서 박 씨를 포함해 6명뿐이다.

일반적인 은행이라면 망해도 벌써 망했을 상황이다.

하지만 기쁨과희망은행은 '갱생' 의지 자체를 다른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각계 후원 속에 어느덧 8년째 출소자들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 기쁨과희망은행 후원 계좌:

예금주 (사)천주교사회교정사목위원회(☎ 02-921-5093)
농협 386-01-013881
우리 454-040761-13-002
국민 512637-01-001051
SC 109-10-276339
신한 140-008-146888
하나 209-910017-3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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