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시민단체, 삼성서울병원 '시민재해 살인기업' 선정

삼성서울병원이 2016년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의 불명예를 안았다.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 등은 15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시민의 안전과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한 기업인 ‘2016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을 선정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14번째 환자에 대해 아무런 감염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초동대처에 실패하면서 메르스 사태를 사회적 대참사로 키우는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에도 병원 감염 관리에 실패하면서 삼성서울병원에서만 90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했지만, 병원 측은 이들에 대한 사후관리에도 실패해 이 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를 통해 메르스가 전국 각지로 전파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삼성병원은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전면적 역학조사 및 안전을 위한 폐쇄조치도 취하지 않아 메르스 사태 확산을 부추겼다는 것이 안전사회위 등의 주장이다.

안전사회위 등은 "메르스 사태는 정부의 의료민영화·공공의료 축소가 부른 참사"라며 "한국 병원의 90%가 넘는 민간병원들은 수익이 되지 않는 환자 안전, 병원 감염관리에는 소홀했고, 그 정점에 삼성서울병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병원인력을 외주화하고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며 환자와 병원인력의 안전은 무시했다"며 "특히 간접고용 비정규직이었던 환자이송요원은 메르스 증상을 보이고도 9일이나 일해야 했고, 여기서 또 456명이 격리됐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삼성병원 등에 역학조사를 맡기는 등 메르스 사태 당시 부적절한 대응을 보였다는 이유로 특별상을 받았다.

안전사회위 등은 "경질됐던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올해 초 발표된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청와대와 문형표 장관의 책임이 빠져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추진하면서 의료민영화만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특별상은 지난해에만 5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애경, 롯데쇼핑, 홈플러스, 세퓨, 신세계 이마트, 엔위드, 코스트코, GS리테일, 다이소로 돌아갔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에 대해서는 2011년 12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다'는 실험결과가 도출되면서 정부도 146명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숨졌다고 인정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10여 개 제품 중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 '세퓨 가습기 살균제' 등 4개 제품의 유해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전사회위는 "4일 현재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사망자만 모두 239명"이라며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기업 살인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와 사망 사고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구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하지 않고, 2001년부터 고객 상담 게시판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게시글을 지속적으로 삭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해 안전사회위는 "의료민영화·영리화를 중단하고, 전염병 관리와 방역체계 전반에서 의료기관의 공적 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 환경․화학물질 사용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함께 시민의 알권리가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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