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팎에서 세월호 이슈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오거나 깊은 관심을 나타낸 후보들이 원내 진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 비판자에서 선수로…박주민, 세월호특별법 개정 나서
박 당선인은 14일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방문후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예전에는 비판자 정도였지만 이제는 선수로 뛸 수 있게 됐다"며 "가족분들도 많이 기대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4‧16가족협의회의 법률대리인을 맡기도 했던 그가 우선 주장하는 건,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활동 기간을 명확히 하는 것.
박 당선인은 "활동 기간이 법에 애매하게 기록됐다는 점을 이용해 정부가 6월을 종료 시점으로 정해버렸다"며 "원래 취지대로 '조사 시작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올해 연말까지 기한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체 인양 감독이나 조사권한은 법에 명기돼있지 않아 해수부와 다툼이 많다"며 "이 부분도 명확히 해서 혹여 선체가 훼손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면서 그의 바람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그는 "새누리당도 이제 과반이 안 되니 협조적 태도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별히 국민의당도 반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 당선자 1/3, '세월호 4대 정책' 추진 약속
정당 차원으로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등이 이 '약속'에 참여했으며 새누리당은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내용에는 ▲특조위의 독립적인 조사 보장과 특검 임명을 통한 진상규명 ▲온전한 선체 인양과 보존 ▲중대재해기업 처벌제도 신설과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피해구제 특별법 제정 등이 담겼다.
4‧16가족협의회와 더불어, 이러한 4대 정책을 제시했던 4‧16연대 측은 "이번 총선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약속한 정당들이 과반을 크게 웃돌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라며 "새누리당은 국민의 심판을 깨닫고 이제라도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선자들은 반드시 약속을 지켜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혀내달라"고 호소했다.
◇ 막말부터 방해까지…'세월호 낙선 대상자' 11명도 당선
이 가운데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지난 2014년 7월 국정조사 당시 회의 진행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에게 삿대질하며 "유가족들 (가만히) 좀 계시라"고 고성을 질러 유족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함께 막말 논란에 휩싸였던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또한 경북 고령성주칠곡에서 당선됐다.
이 의원은 국정조사 진행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가족에게 "경비는 뭐하느냐"고 말하며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논란을 빚었다.
유가족 유해종(57·故 미지 학생 아버지) 씨는 "막말했던 의원들이 당선돼서 솔직히 너무 속상하다"며 "화가 무지하게 나서 어젯밤에 잠도 못 이뤘다"고 말했다.
4‧16연대 이태호 상임운영위원은 "여당이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또다시 특조위 활동 기간이나 인양문제에 이르기까지 방해하는 데 앞장설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한 다른 의원들에게 유권자들이 어떻게 준엄한 심판을 내렸는지 잘 봤을 것"이라며 "정략적 이유로 피해자를 모독하고 막말하는 행위는 이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