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정치인들의 희비는 엇갈렸지만, 시민들은 여느 때와 같이 흐리고 쌀쌀한 날씨 속에 출근길에 나섰다.
시민들의 대화 주제는 '4.13 총선'.
예상 밖의 새누리당 참패와 야당의 약진에 시민들은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오모(64)씨는 "정계 흐름이라는 게 뒤바뀔 수는 있는데, 이렇게 많이 역전될 줄은 몰랐다"면서도 "여당이 친박과 비박 따져가며 공천할 때부터 이미 국민의 마음은 돌아섰다"고 말했다.
예술가 서진(26·여)씨도 "이렇게까지 (여당과 야당의 위치가) 바뀔 줄 몰랐다. 세월호 이후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많이 실망했던 부분이 컸던 것 같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표본이었다"고 지적했다.
양천구민 이모(45·여)씨와 박모(45·여)씨는 "사실 정치권 모두가 다 한심해 뽑을 사람이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이제는 뭔가 바뀌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민심이 표로 이어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들의 표심을 읽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권용운(25) 학생은 "청년 일자리 사업 등에 대해 매우 부진한 편이었다. 청년을 위한 공약들이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김지영(21·여) 학생은 "너무 안일하지 않았나 싶었다. 공약들을 들어보면 가슴에 확 와닿는다기보다 형식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직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이렇게 느끼는데, 다른 사람들은 더하게 느낄 것 같았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시민들은 정부여당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일제히 일침을 가했다.
회사원 박지수(29)씨는 "새누리당을 선택했던 이유는 경제를 활성화활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지만 경제민주화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불평등 해결에 대해서도 손을 놓고 있었다"고 일갈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46)씨는 "지난해보다 매출도 줄고 경기가 계속해서 어려워지고 있다. 먹고 살기 편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일반 서민들은 정말 살기 힘들다. 인건비는 오르고 매출은 떨어지고…. 정부여당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