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수도권서 '재앙' 같은 패배…더민주 82 새누리 34

17대 탄핵 역풍 때보다 심해…더민주 수도권 발판으로 승기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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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22석을 놓고 벌어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경기 성적표다.

수도권 민심이 새누리당에게 내린 심판이 얼마나 가혹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숫자이기도 하다.

새로운 선거구 획정으로 지역구가 122석으로 늘어난 서울·경기·인천은 더민주에게 전체 의석의 67%를 몰아주며 지역구 의석수만 놓고 따지면 제1정당으로 만들어줬다.

하루 전까지 국민의당 출현으로 3자구도가 현실화 되면서 야당이 크게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던 지역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격차다.

더민주당은 60여 곳이 넘는 접전지역 중 50%가 새누리당에게 넘어갈 경우 100석 유지도 쉽지 않다며 유권자들에게 전략적 선택을 해달라고 읍소전략으로 매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더민주의 예상과 정반대였다.

◇ 새누리 서울 참패, 2004년 탄핵 때 보다 의석수 적어

서울에서 새누리당은 12석을 지키는데 그치면서 35석을 싹쓸이한 더민주에게 철저하게 유린당했다.

서울 유권자들은 미리 계획이라도 한 듯 일사분란하게 더민주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새누리당이 야권 분열에서 기대했던 희망을 철저히 외면했다.


그나마 더민주와 국민의당 분열로 관악을·양천을·강서을·강북갑·도봉을·송파갑 등 5~6 곳에서 어부지리를 얻지 못했더라면 한 자리 의석수에 그치는 재앙이 벌어질 뻔 했다.

새누리당의 12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불어닥친 제17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얻어낸 16석보다 적은 수다. 탄핵 때보다 더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새누리당의 공고한 텃밭이었던 서초·강남·송파 지역구 8곳 중 3곳(강남을, 송파을, 송파병)과 양천갑이 넘어가면서 이른바 '강남벨트'가 무너진 것이 치명적이었다.

꾸준히 새누리당 의석을 더해줬던 서대문을(정두언), 용산(황춘자)도 더민주로 넘어가면서 강북라인은 더민주의 파란색으로 모두 채워졌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노원병에서 난적인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친데 이어 관악갑에서 김성식 최고위원마저 당선되면서 당초 목표를 200% 달성했다.

◇ 경기·인천 더민주 더블스코어로 새누리당 눌러

경기지역에서도 더민주가 40석을 얻어내면서 19석의 새누리당을 압도했다.

고양갑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당선되면서 전체 야권 의석수는 41석으로까지 늘어났다.

더민주는 서울 직장에 출퇴근 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외곽 인근지역을 장악하며 새누리당을 압도했다.

수원에서는 갑(이찬열)·을(백혜련)·병(김영진)·정(박광온)·무(김진표)등 5개 분구를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연천·동두천·포천·가평·양평·여주 등 경기 외곽지역에서 잃어버린 의석을 만회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정세를 뒤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총 13개 지역구가 걸린 인천에서도 더민주는 7곳을 차지하며 3곳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에 2배 가까운 우위를 점했다.

결국 60곳 가까이로 추정되던 수도권 경합 대부분 지역에서 더민주가 승리하면서 더민주가 지역구 의석수 제1당으로 올라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4·13 총선에서 수도권 유권자들은 지역구 후보의 경우 더민주에게, 정당투표에서는 국민의당에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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