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서귀포시 선거구는 14일 오전 1시 99.85%의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가 53.5%의 득표율(4만2716표)을 올리며 당선을 확정했다.
19대 총선과 함께 내리 두 번 씩이나 국회 문을 두드렸던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는 득표율 46.5%(3만7093표)에 머무르며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3선의 도의원직을 내려놓고 국회 도전에 나선 위성곤 후보의 이번 총선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제주CBS 등 제주지역 신문과 방송 6사의 여론조사에서 선거 초반 강지용 후보보다 우위를 보였지만 후반 들어 격차가 좁혀지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속 형국이었다.
3월15~16일 이뤄진 1차 여론조사때 위성곤 후보가 강지용 후보를 6% 포인트로 따돌렸지만 2차 여론조사 때는 강 후보에게 0.7%포인트 차이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달 5~6일 이뤄진 3차 여론조사 때는 위 후보가 단지 0.1%포인트 앞섰을 뿐 수치의 의미는 찾을 수 없었다.
투표날인 13일 이뤄진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도 위성곤 후보 51.8%, 강지용 후보 48.2%로 격차는 3.6%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같은 초박빙 상황 속에 위 후보가 당선된 건 선거관리위원회 조사 결과 강지용 후보의 재산신고가 거짓으로 밝혀지는 등 비도덕성 문제가 유권자의 표심을 위 후보쪽으로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또 30대와 40대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한 위 후보의 선전은 486세대 이하의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담고 있다.
비록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당을 좇기보다는 인물을 선택함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인물중시론의 새바람도 반영됐다.
당선 꽃다발을 안아 든 위성곤 후보는 “선거 결과가 위성곤 개인의 승리가 아닌 위대한 서귀포시민의 승리”라고 말했다.
위 당선자는 “언제나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현장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제주사회의 변화와 한국정치의 혁신을 일으켜 가는 마중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서귀포 생명산업인 1차산업을 살리고,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어르신들의 행복한 100세 시대 준비, 여성과 장애인. 다문화가족 등 사회적 약자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 만들기 등 서귀포시민과의 공약 이행도 다시한번 약속했다.
◆ 상대 강지용 후보 공약 '수렴' 약속
위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강지용 후보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강 후보의 좋은 공약들은 서귀포의 내일을 새롭게 하는 정책으로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앙정치 경험이 없는 초선 의원의 한계를 얼마나 빠르게 극복하느냐와 김재윤 전 민주당 의원에 의해 실추된 지역 국회의원의 명예를 되살리느냐 역시 위 당선자에 주어진 몫이다.
현실적으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성산읍 5개 마을 주민들의 반대가 큰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해내려는 다리 역할도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