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강북삼성병원은 이 환자가 처음 고열 등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을 때 메르스 의심 진단을 내리고도, 응급실을 빠져나가도록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또다시 방역 허점이 노출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입국한 M씨는 13일 새벽 2시쯤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자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측은 이 여성을 메르스 의심 환자로 진단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환자는 응급실을 빠져 나와 자신이 묵고 있던 서울 중구의 한 호텔로 가버렸다. 질본은 경찰과 함께 부랴부랴 소재 파악에 나서, 입국정보 확인 등을 통해 오전 6시쯤에야 신변을 확보했다.
질본 관계자는 "환자가 격리될까봐 무서워 도망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UAE 대사관 관계자가 해당 호텔로 와 관련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송이 두 시간가량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당국은 M씨를 국립중앙의료원에 이송한 뒤 음압병상에 격리하는 한편, 검체(객담 및 혈액)을 채취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낼 예정이다. 양성 여부 판정에는 대략 5~6시간이 소요돼 이날 저녁쯤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올해 신고된 메르스 의심 환자는 모두 310건으로, 이 가운데 76건이 의심 환자로 분류됐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M씨는 올들어 국내에서 발생한 77번째 의심환자가 됐다.
지난해 한반도를 강타한 메르스는 당국의 부실 방역 속에 38명의 사망자와 186명의 확진 환자, 1만 6천여명의 격리자를 낳은 바 있다. 이후 당국은 병원 응급실을 '감염의 온상'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이용 제한 등 감염병 종합 관리대책을 벌여왔다.
하지만 감염 우려가 있는 의심환자가 응급실을 빠져나와 일반 시민과의 접촉이 잦은 호텔에 2~3시간 넘게 머문 사실이 확인되면서, 메르스 사태가 끝난 지 채 일년도 안 된 시점에서 또다시 방역 허점이 노출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