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 50분부터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자치회관에 설치된 제2투표소 앞에는,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속에 유권자들이 모자를 눌러쓰거나 우산을 든 채 투표소가 개장하기만을 기다렸다.
6시 정각을 알리는 알람과 함께 투표가 시작되자,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부터 앞치마를 두르고 온 상인들까지 10여명의 유권자들이 일제히 기표소로 향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자신이 소속된 투표소를 잘못 찾아와 씁쓸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최성용(70)씨는 "일을 보러 가기에 앞서 투표소에 들렀다"며 "새 사람을 뽑는다는 게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시민으로서 투표는 국민의 권리인 만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성동구 옥수동 옥정초등학교의 제3투표소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나온 노모(43·여)씨는 "낮에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아 일찍 투표소를 찾았다"며 웃어 보였다.
배명현(73)씨는 "공의로운 정치가 실현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표했다"며 "이번 선고로 꼭 그런 정치가 됐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는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고, 중구성동을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지수 후보 그리고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가 맞붙었다.
한편 전국 투표율은 오전 9시 00분 현재 7.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6.8%, 강원도 8.9%, 충청북도 6.9%, 충청남도 7.6%, 전라북도 8.0%, 전라남도 6.8%, 경상북도 6.6%, 경상남도 6.9%, 제주도 6.9%, 세종특별자치시 6.3%로 조사됐다.
도시별로는 서울 6.5%, 인천 7.4%, 대전 7.2%, 대구 7.4%, 울산 7.4%, 부산 8.1%, 광주 7.4%, 춘천 9.3%로 나타났다.
제20대 총선은 국회의원 선거로는 처음으로 사전투표제가 도입돼, 54%의 투표율을 보였던 지난 19대 총선보다 다소 높은 투표율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유권자 513만여명(12.19%)은 사전 투표를 끝마쳤다.
그런 가운데 새벽부터 내리는 비는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마지막 변수로 떠올랐다.
전국은 현재 흐리고 바람이 불어 다소 쌀쌀한 데다 비까지 내리는 곳이 적지 않다.
특히 제주도는 시간당 30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비는 북서쪽부터 점차 그치기 시작해 오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그치겠고, 기온도 20도 이상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