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렌탈폰 서비스 클럽' …자칫하단 '호구 클럽'

최신 프리미엄폰 애용하거나 통신사 이동 계획 없다면 유리…파손·고장시 교체 어려워

삼성전자에 이어 이동통신사들이 중고폰 보상판매 프로그램인 '클럽'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렌탈폰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최신 고가폰 혹은 삼성폰 애용자가 아닌 이상 '할부금 면제'만 보고 덜컥 가입했다가는 '호구 클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삼성 '갤럭시 클럽' LGU+ 'H클럽'에 이어 SKT '프리미엄 클럽' 출시

SK텔레콤은 30개월 약정으로 스마트폰을 구매, 18개월 동안 할부금(출고가-공시지원금을 뺀 금액의 60%)과 매달 5000원의 보험료를 내고, 쓰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 부담 없이 새 폰으로 바꿀 수 있는 '프리미엄 클럽'을 11일 출시했다. 할부금에는 연 5.9의 할부 이자가 붙는다. 갤럭시S7·엣지와 갤럭시노트5, 아이폰6S·플러스, LG G5 등 6종 구매자만 가입할 수 있다.

SKT제공
앞서 LG유플러스와 삼성전자도 이와 유사한 각각 'H클럽', '갤럭시 클럽'을 출시했다. H클럽은 18개월 동안 할부금 50%만 내면 돼 프리미엄 클럽보다 조금 더 유리하지만, 월 보험료는 7000원으로 2000원 더 비싸다. 또 가입 대상에 갤럭시노트5는 없다. 할부이자는 프리미엄 클럽과 같다. 신청 기간도 6월 30일까지다.

갤럭시 클럽은 스마트폰 할부금에 매달 7700원을 추가로 내면 1년 뒤 남은 할부금 부담 없이 최신 스마트폰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했다. 구매 비용과 가입비는 모두 24개월 할부로 결제해야 하며, 갤럭시 클럽 역시 5.9%의 할부이자가 붙는다.

◇ 삼성 프리미엄 스마트폰·삼성카드·페이 애용자 아니면 갤럭시 클럽 '글쎄'

클럽 프로그램은 1년~1년 6개월 뒤 할부금 부담 없이 최신 프리미엄폰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얼핏 보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클럽으로 출고가 83만 6000원짜리 S7 32GB를 구매한다 했을 때 24개월 할부로 하면 매달 약 3만 4833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여기에 18만 4800원의 가입비를 24개월로 나눈, 7700원이 매달 추가된다.

즉 출고가에 클럽 가입비(18만 4800원)을 더하면 102만 800원이 된다. 5.9%의 할부 이자 약 6만 227원도 붙는다. 결국, 108만 1027원을 24개월로 나눈 4만 5042원을 매달 내야 한다. 갤럭시 S7 엣지 32GB도 마찬가지로 계산하면 총금액 118만 4219원, 이를 24개월로 나누면 매달 납부 금액은 4만 8925원이 된다.


이렇게 1년 이상 쓰다 최신 삼성 스마트폰이 나오면 잔여 할부금 부담 없이 바꿀 수 있다. 그러나 1년 뒤에도 80만원~100만원 상당의 고가 삼성폰을 또다시 돈을 주고 사야 남은 할부금이 면제된다는 소리지 공짜로 바꿔준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할부금 납부 도중 폰을 잃어버리더라도 24개월 납부는 의무사항이다. 휴대폰이 파손되거나 고장나면 새 폰 교체도 어렵다. '1㎜ 이상의 흠집이 없어야 하는' 등 외관도 깔끔해야 한다.

갤럭시 클럽을 통해 산 단말기는 이통사에 따로 가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통사 공시지원금은 없다. 20% 선택약정 할인은 가능하다. 앞서 계산한 갤럭시 S7 클럽 구매 시 매달 납부액 4만 5042원에다, 이통사 3만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7만원 중반대의 요금을, 5만원 요금제면 10만원대가 된다. 삼성카드를 사용해 결제하면 7700원을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단, 매달 사용 실적이 30만원을 넘어야 한다.

일반 이통사를 통해 갤럭시 S7를 산 경우와 비교하면, 24개월 약정, 3만원 요금제 기준 지원금 선택 시에는 단말기값 포함, 매달 6만 7000원을 내면 된다. 요금할인 시에는 6만 3000원이다. 5만원 요금제는 지원금 선택 시 약 8만 7000원, 요금할인의 경우 약 8만 1000원이 된다.

IT제품 정보 공유 사이트인 '삼성스마트폰카페'에서 이같은 설명과 함께 "삼성카드를 주사용 카드로 하지 않는 이상 갤럭시 클럽 통해 구매하는 것이 일반 이통사 구매보다 금액적으로는 유리할 게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갤럭시 클럽 회원은 2회에 한해 액정 교체 비용을 50% 할인해 주고, AS 우선 접수 혜택, 정밀 진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 18개월 지난 뒤 단말기 중고가가 보상금액보다 높을 수도…"꼼꼼히 따져야"

LG유플러스의 H클럽 또한 마찬가지다. 더구나 H클럽은 보험 제휴 상품인 ‘폰케어플러스 옵션Ⅱ’에 가입해야 한다. 이는 단말기를 바꾸면, 중고폰 시세가 중고폰 보장 가격보다 작을 때 해당 차액을 전액 보상해주는 옵션 프로그램이다. 월 이용료는 7000원. 18개월로 따지면 12만 6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말만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1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해당 단말기의 중고가가 LG유플러스에서 보상해주는 금액보다 높을 수 있다. 특히 아이폰은 중고폰 시세가 높아 모델 용량 등에 따라 40~50만원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H클럽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은 30만 원 수준이다. H클럽에 가입하는 것보다 직접 중고폰을 직접 판매하는 것이 훨씬 이득인 셈이다. SK텔레콤의 프리미엄 클럽 역시 마찬가지다.

갤럭시든 H든 프리미엄이든 클럽 가입자는 최신 스마트폰을 살 때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도를 떨어뜨린다. H클럽은 G5, 갤럭시 S7·S7엣지, 아이폰 6S·6S플러스 등 최신 프리미엄 모델 5종만, 갤럭시 클럽은 갤럭시S7·S7엣지 단 2종에 한한다. 또 결국 24개월 또는 30개월 약정 기간은 지켜야 한다.

이점은 일시적 판매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가 직접 중고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프리미엄폰 애용자나 최신폰을 한 통신사만 통해 계속 쓸 예정이라면 클럽 가입도 괜찮은 선택"이라면서도 "만약 그렇지 않다면 클럽 가입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것"을 당부했다. 그만큼 '클럽'은 제조사와 이통사 입장에서 고가폰 구매 고객을 묶어 둘 수 있어 이익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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