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감독은 "득점권 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강민호의 한방으로 타선이 좀 풀렸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강민호는 3-2로 불안하게 앞선 6회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여세를 몰아 롯데는 10일에도 5-1 승리를 거두고 위닝시리즈로 주말 홈 3연전을 마무리했다.
올해 강민호는 타율 4할2푼3리 1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6할6푼7리다. 팀 타율 1위(3할2리)지만 득점권 타율 8위(2할5푼)의 롯데 타선을 이끌고 있다. 득점권 타율 4할에 7타점인 손아섭과 함께 쌍끌이 역할을 한다.
강민호의 가치는 수비에서도 빛난다. 롯데는 11일까지 팀 평균자책점(ERA)에서도 1위(3.11)다. 물론 투수들이 잘 던지기도 했지만 이들을 리드하는 강민호의 역할도 크다. 국가대표 안방마님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롯데 마운드는 볼넷 허용도 44개로 1위다. 그럼에도 ERA 1위를 달린다.
롯데의 전 경기를 중계하는 이성득 KNN 해설위원은 "강민호가 주장을 맡으면서 책임감이 훨씬 더 커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위원은 "민호가 올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는데 '지난해 같으면 했겠느냐'고 물어보니 '지난해라면 못했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만큼 강민호가 나서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는 뜻이다. 롯데는 시즌 초반이지만 5승4패로 공동 3위로 선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민호는 "주장으로서 많은 선수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지금 현재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에 열심히 준비한 만큼 불펜을 비롯한 많은 투수들이 볼이 좋아진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홈런이 운 좋게 나왔는데 타선이 상승세를 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