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미국·멕시코 순방성과를 설명한 뒤, 이른바 경제 입법의 지연을 들어 국회를 비판했다.
그는 "이번 순방을 통해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입법이 적기에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꼈고 시기를 놓쳐서 잃어버린 손실과 시간들에 대해 가슴이 아팠다"며 크라우드펀딩법, 관광진흥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처리 불발·지연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최근 전경련과 대한상의가 설문조사한 결과가 언론에 보도됐다. 규제개혁의 장애 요인이 무엇이냐는 설문에 전문가의 68%와 국민의 57%가 국회라고 답했다"며 "서비스산업발전법과 노동개혁법안 등이 국회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현실을 보면서 지금 국민과 기업들은 가슴이 미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초 사용자단체 주도의 '경제입법 서명운동'도 재차 거론하면서 "국민들은 추운 겨울 얼어붙은 손을 불면서 고향가는 길을 멈추면서 했던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천만인 서명 운동은 국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내일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날"이라며 새로운 국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와 대내외적인 경제여건 악화를 비롯해 우리가 당면한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민생 안정과 경제활성화에 매진하는 새로운 국회가 탄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기서 무너지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져야하고 국가의 빚은 점점 늘어나게 되고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대 국회는 민심을 잘 헤아리고 국민을 위해 성숙되고 변화된 모습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부디 20대 국회는 진정한 민의의 국회가 되길 바란다" 등의 표현도 썼다.
"경제법안이 자동 폐기되면 국민들은 절대 용서치 않을 것"(지난해 11월10일 국무회의), "노동개혁이 좌초되면 역사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12월23일 핵심개혁과제 성과점검회의) 등 이전의 단정적 표현에서 발언 수위를 낮춘 셈이다.
이는 총선 전날이란 시기적 민감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민의를 외면하고 가로막는 현재 국회'를 대체할 '새로운 국회'라는 도식에는 차이가 없다.
지난 8일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때도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는 국회가 되길 여러분과 같이 기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번 선거에서 나라의 운명은 결국 국민이 정한다는 마음으로 빠짐없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서,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20대 국회를 만들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새 국회를 만들어달라는 대국민 호소를 내놓은 셈이다. 특히 '빠짐없이'라는 표현에서 막판 지지층 결집의 효과를 기대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관계부처는 이번 총선이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공정한 선거관리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는 말로 모두발언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