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투표로 헌신할 줄 아는 후보자 판별해내야"

[나에게 투표란 ⑦] "우리 삶의 규칙 만드는 중요한 정치 행위"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인들은 국민의 소중한 권리인 투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CBS노컷뉴스가 그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 줄 연속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혜리 "투표는 권리이자 힘, 여러분 함께해요!
② 영화감독 이준익 "선거는 혁명…투표 포기는 '셀프디스'"
③ 웹툰작가 김보통 "투표 안 하면, 안 바뀝니다"
④ 장도연 "웃는 국민과 우스워 보이는 국민의 차이, 투표에"
⑤ 청년유니온 위원장 "젊은층 낮은 투표율, 마냥 꾸짖을 일만은 아냐"
⑥ 전원책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했다"
⑦ 정진영 "투표로 헌신할 줄 아는 후보자 판별해내야"
(끝)


배우 정진영.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의 한 표가 우리의 생활 환경까지 규정하죠."

신중하고 진중했다. 중요한 이야기를 전할 인터뷰인 만큼, 깊게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배우 정진영의 이야기다.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인 그는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주연과 조연도 가리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맡은 배역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정진영은 얼마 전 종영한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전직 총리이자 정치가인 강석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쉬던 그는 갑작스러운 4·13 총선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가 가진 첫 투표의 기억은 1985년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1980년 군부 정권에 의해 정치 행위가 금지됐던 정치인들에 대한 제약이 풀렸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도 하에 신한민주당이라는 새로운 정당이 탄생했다.

"총선 1, 2주 전에 만들어진 정당이었는데 그 당이 큰 바람을 일으켜서 선거 이후 제 1 야당이 됐죠. 당시 투표율도 최근 몇 십 년 중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아마 그 선거가 87년 6월 항쟁을 터뜨리는 촉매제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투표 하나가 세상을 바꾸기도, 역사적 사건을 남기기도 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우리의 현대사는 그렇게 흘러 왔다. 때로는 부정선거에 맞서 거리로 나왔고, 대통령 직선제를 간절히 염원하기도 했다. 그런 굵직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투표는 우리 생활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중요한 정치 행위다.


"이번 총선은 입법권자를 뽑는 겁니다. 입법부의 일원이 될 사람들에게 우리 의지를 전달하고, 국민 개개인이 입법 과정에 참여하는 거죠. 우리의 삶은 법에 의해 영향을 받고, 법에 둘러싸여 있어요. 우리 누구도 법과 무관하게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입법부를 뽑는 이 선거는 곧 우리 삶의 규칙을 만드는 중요한 정치 행위입니다."

◇ "오십보와 백보는 굉장히 큰 차이…더 나은 사람 뽑는 것이 투표"

정진영은 투표일인 13일에 권리를 행사할 예정이다. 그는 '공공에 대한 헌신성'을 후보자들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물론, 이것을 판별하고 구분하는 것은 투표자들의 몫이다.

"우리 의사를 대변할 의원들을 뽑을 때는 유권자들에게 선구안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선출직인 국회의원은 공공에 대한 헌신성과 개인의 야망이 둘 다 공존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 어떤 후보가 더 공공에 대한 헌신성이 높은가를 판별하는 눈을 우리가 가져야 해요."

앞서 치러진 총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4·13 총선 역시 시작 전부터 시끄러웠다. 여당은 계파 공천으로 논란을 빚고, 야권은 끝내 분열을 봉합하지 못했다. 이 같은 일들에 벌써부터 환멸을 느끼는 국민들도 많다.

"흔히 '오십보 백보'라는 말이 있죠. 그런데 오십보와 백보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어요. 그 중에 더 나은 사람을 뽑는 것이 투표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태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해야죠. 그것은 우리 정당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자질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뿐입니다. 거기에 실망해서 투표권 자체를 포기하거나 행사하지 않겠다는 것은 현명한 생각은 아닌 것 같아요."

청년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정치와 사회 문제에 민감해야 할 청년 세대들은 높은 실업률과 힘든 현실에 치여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극에 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한 통계를 보면 다른 세대들에 비해 청년 세대들의 투표 의지가 현저하게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청년들에게는 정치권에 대한 기대가 없는 거죠. 살기가 막막한 상황인데 기존 정치권에서 이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건 청년들만 비난할 것이 아닙니다. 기존 정치인과 기성세대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요. 기성세대의 잘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과 직결되는 투표는 계속되어야 한다. 정진영에게 마지막으로 투표 독려를 위한 한 마디를 부탁했다.

"투표를 하는 것도, 하지 않는 것도 사실 개인 고유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한 표, 한 표가 우리를 둘러싼 생활 환경까지 규정하고 지배합니다. 그렇다면 한 번 각 정당과 후보에 대해 고민해보고 투표를 해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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