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 모두 전력 보강을 확실한 덕분이다.
전북은 김기희와 이근호가 떠났다. 하지만 영입은 그 이상이었다. 김신욱과 이종호, 고무열, 로페즈를 영입해 공격을 강화했고, 프리미어리그 출신 김보경과 파탈루로 중원도 보강했다. 수비 라인에는 임종은, 김창수 등이 합류했다.
서울도 만만치 않았다. 차두리, 몰리나, 김진규 등 기존 서울의 주축 멤버들이 하나 둘 은퇴, 혹은 이적했다. 대신 데얀이 K리그로 돌아왔고, 신진호, 유현, 주세종, 조찬호 등 K리그 클래식에서 알찬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런데 전북과 서울의 초반 행보가 조금 다르다.
전북과 서울은 K리그 클래식 4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경기 등 총 8경기를 치렀다. 전북은 8경기에서 4승2무2패를 기록 중이다. 썩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전북과 어울리지 않은 성적표다. 반면 서울은 6승1무1패다. 서울의 1패는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전북에 당한 패배다.
K리그 클래식과 ACL을 병행하는 탓에, 또 우승을 목표로 하는 탓에 로테이션을 쓸 수밖에 없는 두 팀이다. 하지만 전북과 서울의 로테이션 활용법은 조금 다르다. 초반 행보에 차이가 나는 이유다.
◇'베스트 11'이 없는 전북
전북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같은 선발 라인업을 꾸린 적이 없다.
확실한 '베스트 11'이 없다는 의미다. 골키퍼 권순태가 유일하게 8경기를 모두 소화했고, 이재성과 임종은, 김창수가 7경기로 뒤를 이었다. 8경기 중 5경기 이상 선발 출전한 선수도 김형일, 최철순, 이동국, 고무열이 전부다.
23세 이하 카드로 활용하는 최규백을 제외하면 수비진은 어느 정도 틀이 짜여진 상황이지만, 공격은 여전히 조합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김보경의 부상 등 몇몇 이유도 있겠지만, '베스트 11'을 확실하게 정하기 힘든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각 팀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이미 기량은 검증 받은 선수들이기에 출전 기회가 없어지면 동기 부여가 힘들다.
최강희 감독도 "조합을 찾는 것보다 고민하는 부분이 공격 2선에서 경기에 나가야 할 선수가 많다"면서 "경기를 나눠서 뛰지 않으면 분명 선수들 동기 유발이 어렵다. 조직력이나, 선수들 융화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베스트 11'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좀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가장 좋은 해결책은 실전이다. 전북은 4월에만 8경기를 치른다. 최강희 감독도 "선수들 호흡을 더 맞춰야 하는데 경기를 하면서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전북과 달리 8경기 중 6경기에 같은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다시 말하면 '베스트 11'은 확실히 정해져있다는 의미다.
특히 A매치 휴식기까지 열린 5경기는 선발 명단에 아예 변화를 주지 않았다. 물론 최용수 감독도 동기 부여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 하지만 슬로스타터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방침이었다.
이후 로테이션이 시작됐다. 다만 큰 변화는 주지 않았다. 조금씩 실험을 시작했고, 나머지 교체는 체력 안배를 위한 정도에서 그쳤다.
2일 인천전에서 박용우(김동우)와 박주영(아드리아노)을 처음 선발 출전시켰다. 박주영은 데얀-아드리아노와 함께 또 하나의 무기다. 분명 테스트가 필요했다. 박주영도 2골로 화답했다. 박용우는 23세 이하 카드다. K리그 클래식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박용우는 10일 전남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이밖에 전남전에서 처음 선발로 투입한 김치우(고광민), 이석현(신진호)까지 총 4명만 변화를 줬다. 김치우와 이석현도 전남전에서 맹활약했다.
동기 부여도 중요하지만, 경기력 유지가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최용수 감독은 "경쟁력이 있는 선수는 감독이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도 "2~3명씩 바꿔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4~5명씩 확 바꾸면 경기력에 기복이 생기고, 투박해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