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30~40대가 모인 한 SNS 모임에 가입해 활동 중이던 A(39·여)씨.
지난해 말 회원들이 만나는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한 A씨는 자신을 건설현장 관리자라고 소개한 B(35)씨를 처음 알게 됐다.
B씨의 준수한 외모와 화려한 말솜씨에 A씨는 호감을 느꼈고, 결국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던 지난 2월 A씨는 B씨에게서 "현장 직원 급여를 줘야 하니 급하게 돈을 빌려달라"라고 요청을 받았고, 흔쾌히 현금을 빌려줬다.
별다른 의심 없이 B씨를 만나오던 A씨는 어느 날 수상한 느낌을 받는다.
돈을 빌려 간 B씨와의 연락이 점차 뜸해지기 시작한 것.
A씨는 결국, 지난달 중순쯤 B씨와 완전히 연락이 끊긴 뒤에야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한 달여 동안 B씨에게 빌려준 돈은 이미 800만 원을 넘은 뒤였다.
경찰은 추적 끝에 지난 1일 사상 일대에서 B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결과 B씨가 올해 들어 이 같은 수법으로 돈을 빌린 여성은 3명에 달했다.
모두 같은 SNS를 통해 알게 된 여성들이었다.
알고 보니 B씨는 이미 지난해 9월~11월쯤 충남 지역에서 3천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던 상황.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최근까지 이 같은 수법으로 4명의 여성에게 37차례에 걸쳐 모두 4천500만 원을 가로챘다.
게다가 B씨는 여성들에게 한 말과 달리 별다른 직장이나 주거지가 없었다.
SNS에서 사용한 이름도 가명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여성들로부터 빌린 돈을 모두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서 B씨는 "연인관계에 있었던 금전 거래일 뿐"이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B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한 뒤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