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신사업 곳곳 충돌…전략은 차별화

네이버, 검색 플랫폼 최대한 활용…카카오, 새로운 앱으로 신속ㆍ직관성 추구

국내 인터넷 업계의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O2O(온라인·오프라인의 연계)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IT업계의 먹거리가 제한적이다 보니 두 회사의 사업들이 곳곳에서 충돌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사업의 접근 방식에는 양사의 색깔 차이가 있어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OO페이'로 불리는 간편결제서비스, 내비게이션, 헤어샵, 콜택시, 쇼핑서비스 등의 사업이 겹친다.

'페이' 사업은 O2O 등 신사업에서 핵심 기반이 될 수 있어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카카오는 재작년 9월 '카카오페이'를 내놓으며 '페이'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 가입자는 현재 700만명으로 네이버페이, 삼성페이와 3강 체제를 구축했다.

작년 6월 출시된 네이버페이는 네이버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1천5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양사는 최근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포인트 적립'과 '할인혜택'을 주는 체크카드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시장규모가 6조원에 달하는 미용 부문에서도 경쟁이 벌어진다.

카카오는 스마트폰으로 미용실을 찾고 예약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카카오 헤어샵' 서비스를 상반기 시작한다.


이에 맞서 네이버도 포털에 미용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형식으로 검색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헤어샵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서비스인데, 어느 쪽이 편리함과 정확성을 두루 갖출지가 관전 포인트다.

교통 관련 서비스에서는 카카오택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카카오가 작년 말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인수해 지난 2월 '카카오내비'를 개편했고, 상반기 대리운전 플랫폼 '카카오 드라이버'를 출시한다.

네이버도 이에 맞서 지난해 네이버 지도에 콜택시와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했다.

양사의 사업이 베끼기 얘기가 나올 정도로 곳곳에서 중첩되고 있지만, 전략에서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네이버의 신사업은 기본적으로 포털 네이버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즉 이용자가 네이버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새 사업 하나하나에서 이윤을 챙긴다기보다는 이용자가 하나의 포털 안에서 검색, 서비스 선택, 쇼핑, 결제 등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트래픽을 강화하고 이를 광고수익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서 네이버페이는 가맹점으로부터 입점료를 받지 않고 좋은 물건을 파는 매장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택시와 내비게이션, 헤어샵도 별도 페이지가 아닌 네이버 안에서 메뉴가 추가되는 형식이다.

반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는 모바일의 강점, 즉 신속함과 직관성에 방점을 둔다.

검색 보다는 특화된 앱과 웹으로 들어가 빠르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헤어샵,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는 별도의 앱 또는 카카오톡에서 연결되는 웹 페이지로 구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펼치는 사업내용은 비슷하지만, 이용자가 누구의 서비스를 더 좋아할지는 베일에 싸여있다"며 "속도, 편리함, 신뢰성, 내용의 충실함, 직관성 중에 어떤 요소가 더 매력적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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