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스피스, '아멘 코스'에 무너졌다

공략 어려워 악명 높은 11번~13번 홀에서만 4타 잃어

2016년의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82년의 오랜 역사 속에 왜 연속 우승을 기록한 선수가 3명뿐인 이유를 보여줬다.

11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자가 입는 '그린 재킷'은 대니 윌렛(잉글랜드)이 차지했다.


공동 5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윌렛은 버디만 5개를 잡고 '마스터스 토너먼트' 역사상 네 번째 2연패를 노린 조던 스피스(미국)의 기록 달성을 저지했다. 3라운드까지 이븐파를 쳤던 윌렛이지만 마지막 날 5타를 줄인 덕에 짜릿한 뒤집기가 가능했다.

이번 대회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역사를 바꿨던 스피스의 2연속 우승이 유력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4일 내내 선두를 지키며 우승을 차지한 스피스는 올해 역시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며 1965년과 1966년의 잭 니클라우스(미국), 1989년~1990년의 닉 팔도(잉글랜드), 2001년과 2002년의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은 영광스러운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듯했다. 8일 연속 선두를 지키는 우승은 스피스가 최초일 수 있다는 점에서 남자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스피스가 쓸 것이라는 큰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2년 연속 우승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조짐은 전부터 있었다. 2라운드에 이어 3라운드에서도 기복이 심한 경기로 다소 복잡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결국 마지막 날까지 계속된 고민이 스피스의 발목을 잡았다.

스피스는 버디를 7개나 잡고도 보기 4개와 쿼드러플 보기 1개로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전반 라운드까지는 4연속 버디를 잡는 등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성적이 좋았지만 후반 라운드 들어서는 10번 홀부터 보기로 시작해 11번 홀(이상 파4)도 보기를 범했다. 공략이 어려워 선수들에게 '아멘 코스'라고 불리는 11번 홀부터 13번 홀까지의 난이도 높은 코스 악몽의 시작이었다.

무엇보다 12번 홀(파3)의 쿼드러플 보기가 결정적이었다. 티샷한 공이 워터 해저드에 빠진 것을 시작으로 갑작스러운 난조가 이어졌다.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도 물에 빠졌고, 또다시 벌타 후 친 공은 그린을 넘어가 벙커에 빠졌다. 이후 2타 만에 홀 아웃했다. 파 3홀인 12번 홀이었지만 스피스가 적어낸 스코어 카드는 '7'이었다.

치열한 우승 경쟁에서 다소 밀려난 스피스는 파 5홀인 13번과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17번 홀(파4)에서 다시 한 번 보기를 기록해 더 이상의 경쟁에 의미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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