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도 아랑곳않고 막바지 꽃놀이를 즐기러 나온 나들이객들은 희뿌연 먼지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 1시 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마당에는 200여 명 넘는 인파가 궁궐 안으로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섰다.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대학생 구모(28)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눈이 뻑뻑하고 코도 간지럽다"면서도 "벚꽃은 한철이기 때문에 왔다"고 말했다.
경복궁 관계자는 이날 반나절 동안 2만 명 넘는 인파가 궁궐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날 강남구 양재 시민의숲도 벚꽃 인파로 북적였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온 권모(40)씨는 "아기가 조금 걱정되기는 하는데, 어제도 계속 집에 있어서 무릅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심모(29)씨도 "이번주로 벚꽃이 다 진다고 해서, 간단하게라도 있다가 가려고 한다"면서 "미세먼지가 걱정돼 마스크랑 장비를 다 챙겨왔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는 사흘째 미세먼지 주의보가 이어졌고, 이날 정오 쯤에는 서울 시내 25개 구의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가 평상시의 3배를 웃도는 159㎍/㎥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시 등은 서해상의 옅은 황사와 국내외 축적된 미세먼지가 결합되면서 먼지 농도가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실제로 길을 걷던 노인들이 바람에 부는 먼지에 연거푸 기침을 하는 등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오는 11일부터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