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억과 동행'이란 제목으로 세월호 2주기 추모 예배를 진행한 서울 새길교회는 주보 표지에 세월호 참사 희생 304명 전원의 이름을 담았다.
이 가운데 아직 시신이 수습되지 않은 실종자 9명의 이름은 굵은 글씨로 표기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잊.지.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페이스북 등 SNS에 올라온 이 주보 사진은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주보를 보자마자 가슴이 멍해졌다"는 등 이 교회를 다니는 교인 및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의 댓글도 이어졌다.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교회에서 주보를 받자 가슴이 멍해지더니 눈물이 쏟아졌다"며 게시물을 올렸고, 여기에는 "새길교회 주보 감동", "굵은 폰트에서 울림이 느껴진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공유합니다", "망각을 강요하는 시대에 기억이 살아있는 교회에 감사한다"는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새길교회는 지난해에도 세월호 1주기 추모 예배를 진행했다. 올해 2주기 추모 예배에는 몇몇 유가족을 예배에 초청하기도 했다. 이들 유가족들은 예배 도중 직접 발언을 했다.
새길교회 측 김성수 연구원은 "매주 일요일 안산분향소의 기독교예배실에서 예배가 열리는데, 새길교회가 한 달에 한 번씩 이를 주관하면서 유가족과 연을 쌓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교인이었던 유가족들이 참사 후 이런저런 상처로 교회를 떠나게 됐다가, 예은 학생 어머니 등이 모여 분향소에 예배실을 만들었다"면서 "그렇게 시작된 주일 예배에 저희도 매달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목회자 없이 평신도들로만 구성된 새길교회는 전 통일부총리 및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을 지낸 한완상 장로를 주축으로 지난 1987년 창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