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판세, 새누리 '비온뒤 갬' ·더민주 '비'· 국민의당 '맑음'

막판까지 안개속 판세에 각당 엄살 경쟁까지 진풍경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강동구를 찾아 신동우(강동갑)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김민성 기자
4.13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혼전 속의 각 당 의석수도 흐릿하게나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이 내다보는 총선 판세는 대체적으로 새누리당 과반 달성·더민주 약세·국민의당 약진으로 요약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 의석수를 각각 155: 100: 25~28석으로 예상했고, 오피니언라이브 윤희웅 센터장은 155:99:31로 전망했다.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경합지역에서 야권분열의 혜택을 입어 과반 의석 수성이라는 목표는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에게 호남의석 상당수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더민주는 수도권 경합지역에서도 야권표 분열로 어려운 싸움을 펼치면서 100석 유지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득권 양당체제 타파’를 외치며 기존 정치권 혐오층을 공략한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약진을 기반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은 물론이고 30석대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 영·호남 기성정당 휘청, 수도권 3파전 기존 판세에 변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시를 찾아 유은혜(고양병) 김현미(고양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김민성 기자
이번 총선 판세의 가장 큰 변화는 수도권의 1여다야(多野) 구도와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텃밭 고전을 꼽을 수 있다.

두 가지 부분에서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더민주는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

더민주는 공천 시작 전부터 국민의당에게 통합을 제의하는등 수도권에서 새누리당과 1:1 구도를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다야(多野)구도가 현실로 등장하는 것을 끝내 막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에도 불구하고 더민주가 야권 표 분열로 확고한 우세를 잡지 못한채 대부분 지역이 초경합 지역으로 좀처럼 여야의 유불리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

여론조사 결과들을 분석해 보면 총 49석의 서울 지역구 가운데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각각 10석과 15석 정도 안정권에 접어든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20~30곳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경기지역에서도 접전지역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수도권 지역의 선거 당일날 변화에 따라 의석수 분포마저 뒤바뀔 수 있다.

더민주에게는 수도권의 혼전보다 텃밭인 호남에서 불어닥친 국민의당 돌풍이 치명적이다.

더민주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지역 8개 지역구에 대해 “전체가 열세 아니면 경합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한두 군데는 기대하고 있다”며 전패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호남 지역 전체로 확대해 봐도 더민주가 우세라고 판단할 수 있는 지역은 5~6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현재 호남 28개 선거구중 20곳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당의 호남성적은 당의 전체 성적표와도 직결된다.

호남에서 20석이상을 확보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까지 합칠 경우 30석 이상 확보가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영남에서 새누리당의 처지도 만만치는 않다.

유승민 공천 파동으로 대표적인 텃밭인 대구 상황부터가 심상치 않다.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의 아이들’이 생환할 경우 의석수와 상관없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의 무공천으로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유승민 의원뿐만 아니라 류성걸 후보(대구 동구갑)과 주호영 후보(대구 수성구을)도 진박 후보들과 접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김부겸(대구 수성구갑), 홍의락(대구 북구을) 후보등 야권 인사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낙동강벨트'로 불리는 부산·경남 지역에서도 비(非)여권 후보가 선전하는 등 부산지역에서도 심상칭 않은 조짐을 보이며 새누리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 새누리·더민주 “우리가 더 힘들어” 엄살 경쟁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를 찾아 국민의당 김성식(서울 관악갑)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김지환 기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판세가 명확하지 않자 각 당은 역풍을 맞지 않기 위해 판세를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해석하는 진풍경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재 자체 판세분석으로는 145석 전후로 얻어 과반을 넘지 못한다"며 "선거 초반에 비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여론조사 기관들이 새누리당이 여유있게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과 상당히 다른 예측이다.

더민주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수도권에서 과반수 차지한다 해도 100석에 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거대 여당의 출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더민주는 과거 접전지역 승률을 80%로 예측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50%로 대폭 낮춰 잡으면서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다야(多野) 구도가 유지되는한 접전지역에서 50% 승률을 올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반면 신생 국민의당의 전망은 장미빛이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 시점에서 저희 예상 의석수를 호남 20개, 수도권 4~5개, 비례 10개 등 35개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목표로 했던 것에서 대폭 상승한 수치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더민주의 분석은 어느 정도 여론조사 기관의 예측과 맞아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새누리당의 ‘130석 위기론’은 좀 과장된 측면이 많다. 아무래도 지지층 결집을 위한 선거전략의 일환으로 보는게 타당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 변수는 투표율, 문재인 효과

4.13 총선은 역대 선거와 비교해도 이례적일 정도로 정책적 이슈가 전무했던 선거로 평가받고 있다. 여야 정당간 쟁점이 부재했지만 그래도 변수는 남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나 투표율이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4.13 총선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12.19%를 기록하며 지난 2013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사전투표 투표율이 높으면 본투표율도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번 총선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투표율이 높아진다면 어떤 계층과 연령층이 더 투표장에 많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결과 이번 20대 총선에서 20대 유권자의 '국회의원선거 관심도'는 63.3%로, 지난 19대 총선 같은 기간 조사보다 무려 15.1%p가 증가했다.

또 '적극적 투표참여 의향' 조사에서 20대는 19대 총선(36.1%)보다 19.3%p증가한 55.4%를 보였다. 30대는 12.5%p늘어난 59.6%, 40대에서는 6.9%p늘어난 63.2%를 나타냈다. 반면 50, 60대의 '적극적 투표참여 의향'은 각각 2%p, 4.1%p감소했다.

20~30대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진다면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 판세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가 투표일까지 맹위를 떨칠지도 변수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9일 양일간 광주를 전격 방문해 “호남에서 자신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으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더민주에서는 문 전 대표의 승부수가 호남에서 효과를 거둘 경우 밀리고 있는 호남에서 과반 의석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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