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의무다”…줄잇는 사전투표 물결

지지 당은 달라도 투표는 반드시…첫날 투표율 5.45%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8일, 전국의 투표소는 사전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들을 맞아 분주히 움직였다.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 뿐 아니라 서울역, 인천공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도 투표소가 설치돼 투표 편의를 높였고 유권자들도 적극 호응했다.

20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서울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김지환 기자

◇ 사전 투표 이유는 다르지만, ‘소중한 한 표’ 행사하는 시민들

“동생이 이번이 첫 투표라서 같이 왔어요”


자매가 함께 인천시 연수구 동춘3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언니 유모(23.여)씨는 동생(20.여)의 팔짱을 끼며 웃어 보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박모(34.여)씨는 “선거 당일은 아이를 데리고 오기 힘들어 오늘 투표했다”며 “예전엔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요즘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도저히 투표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민등록지가 인천 옹진군 덕적도라 원래대로라면 섬으로 투표를 가야한다”는 장모(64.남)씨는 사전투표 예찬론을 펴면서 “국가 대소사가 잘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표 행사했다”고 밝혔다.

벚꽃잎 흩날리는 서울 남산 자락에선 사전투표 대열에 합류한 대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중구 필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윤승로(23.남)씨는 투표를 마치고 “본가가 충북이라 오늘 투표에 참여했다”며 미소 지었다.

CBS총선기자단이 만난 시민들은 모두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김철웅(80.남)씨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투표용지가 담긴 회신봉투를 투표함에 넣었다. 월곡동에 사는 김정현(23.남)씨도 “투표는 정치에 참여할 있는 수단이자, 시민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서울역 사전투표소 전경

◇ 자신의 바람을 투표용지에 담아 ‘꾹’

유권자들은 각자의 마음을 담아 신중히 기표했다.

여당 대표와 이름은 물론 고향까지 같은 부산 출신 김무성(25.남)씨는 “중요한 건 국가 안보다. 새누리당이 그동안 북한 도발에 대처를 잘했다”며 여당에 표를 준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광명시 철산동에 사는 김모(38.남)씨는 “여당의 정책을 봐도 와 닿는 게 없다”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기존 정치 세력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은 제3당을 통한 변화를 기대했다. 인천시 동춘동에 사는 임모(32.남)씨는 “그동안 여야가 정치판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 이제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며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줬다. ‘선명 야당’이라며 정의당을 지지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고 군소정당을 거론하는 유권자들도 간간이 보였다.

총선에서는 처음 치러지는 사전투표제에 우려 섞인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대학생 김성현(23.남)씨는 “생각보다 주변에 사전투표제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홍보가 덜 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성동구에 사는 김국희(35.여)씨는 “사전투표함을 개표 때까지 잘 보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투표율은 5.45%로 집계돼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첫날 사전투표율 4.75%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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