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매뉴얼'에 폭행 현대家정일선, 달랑 사과문 한장 "진정성 없다" 비판

"변명이 고작 자제력? 70년생이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다니" 비난 거세

(사진=자료사진)
갑질 매뉴얼과 폭행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오너’들이 웹사이트 사과·주총장 사죄로 일관하면서 진정성이 없다는 눈총을 사고 있다.


140쪽짜리 갑질 매뉴얼과 함께 폭언·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비앤지스틸의 정일선 사장은 CBS노컷뉴스 단독보도가 있던 8일 당일 곧바로 사과했다.

하지만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짧은 공식 사과문이 전부였다.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 사장은 "운전기사와 관련해 보도된 내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 드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가까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했어야 함에도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다. 겸허하게 성찰하고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겠다"면서 "사건과 관계된 분들을 찾아뵙고 사과하고 질책과 비판은 소중하게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회사 걱정도 그의 사과의 한 이유였다. "주주와 고객사, 회사 임직원들에게 큰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무엇을 사과 한다는 것인지의 내용도 나와있지 않는 사과문에 과연 반성하는 진성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거나 "젊은 혈기가 언제부터 저런 맥락에 붙여지기 시작했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비원 폭행 의혹의 중심에 선 미스터피자의 MPK 정우현 회장 역시 홈페이지 사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수행기사 갑질 논란의 또다른 당사자,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은 CBS노컷뉴스 단독보도 직후 관련 의혹을 부인하다, 사흘 만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주총장에서 사과를 한 뒤 이를 언론브리핑으로 알리기도 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논란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사과하거나 부인으로 일관하다 깜짝 사과를 하면서 무성의한 사과라는 지적이다.

앞서 CBS 노컷뉴스는 현대 비앤지스틸 전직 수행기사를 인터뷰하고 A4 100여장에 달하는 매뉴얼을 입수, 정 사장이 인격비하적인 발언과 함께 욕설을 퍼붓고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고 단독 보도했다.

게다가 정 사장의 '수행기사 매뉴얼'에는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와 방법, 신문을 두는 위치, 운동복 1시간 내 초벌세탁 등 굉장히 많고 까다로운 지시사항과 함께 '
신호, 차선, 과속카메라, 버스 전용차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달리라는 규정도 명시돼 논란을 빚었다.

정일선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4남 정몽우 현대 알루미늄 회장의 장남.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와 결혼해 화제가 됐던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사장의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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