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광주시민들께서 제게 질책하시는 것을 달게 받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광주가 제게 보내주신 아주 과분한 지지를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지지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대선 패배로 실망을 드렸고, 그 이후에도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정권교체의 희망도 안겨드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또 "최근에는 우리 야권이 하나로 뭉쳐서 단합해도 모자랄 판에 또 당이 분열되고 이번 총선에 임해서도 여전히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최근 당의 모습을 평가했다.
총선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오지 않는 싸늘한 호남 민심을 돌리기 위한 호소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야권분열로 인해 표심이 분열된 점을 우려하며 더민주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달라고 간청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의 분위기는 전국 곳곳에서 넘쳐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분노한 민심을 우리 야권의 그릇에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탄식하면서 "야권이 분열되어 민심과는 전혀 다른 선거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 정치권이 해내지 못한 일을 광주 시민들께서 해주십사 하는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정치권이 단일화하지 못하면 광주 시민의 힘으로 단일화 시켜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또 "더민주가 많이 부족하고 실망도 많이 드렸지만 그래도 새누리당에 맞서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정당은 더민주밖에 없지 않나. 호남 뿐 아니라 호남의 지지를 바탕으로 호남 밖에서도 이길 수 있는 정당은 더민주 뿐"이라며 읍소했다.
문 전 대표는 '광주 정신'에 대한 질문에 "광주정신의 핵심은 우선 민주, 민생, 남북통일, 그리고 국민 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아직도 광주 정신을 역사 속에서 잘 구현하지 못한 것은 광주 영령들께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정치인들이 책임을 다 못하고 있는 점을 통렬하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여기 왔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만나기 앞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문 전 대표는 방명록에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함께 5.18민주묘지를 찾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을 다해서 5.18영령들과 아버지의 명예를 지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추모탑 참배에 나선 문 전 대표는 분향을 한 뒤 묵념 시간에 고객을 숙이는 대신 무릎을 꿇고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