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뒤 팽그르르 도는 이른바 '트리플 악셀' 동작은 박석민의 전매특허. 심지어 홈런 뒤에도 후속 동작이 따른다. 2014년 5월 KIA와 원정에서는 홈으로 뛰어들다 상대 포수의 태그를 피해 몸을 한 바퀴 돈 뒤 능청스럽게 기습적인 발 들이밀기로 기상천외한 득점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NC에 새 둥지를 튼 박석민은 최근 이렇다 할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 시절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던 명성에는 살짝 못 미친다.
7일까지 팀 최고 타율(3할7푼5리), 최다 안타(6개), 타점(7개)의 맹활약을 펼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도 박석민은 1회 선제 결승 2타점 좌선상 2루타 등 2안타 1득점으로 8- 2 승리를 이끌었다.
그만큼 박석민은 진중해졌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박석민은 "개인 목표는 정말 전혀 1개도 없다"고 강조하면서 "팀 우승만 하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4년 최대 96억 원(옵션 10억 원) 최고 몸값에 대해서도 "원래 부담은 없었다"면서 "몸만 아프지 않고 하던 대로 하면 성적을 낸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래도 개그 본능은 숨길 수 없다. 팀 후배 박민우(23)는 박석민에 대해 "원래 성격이 좋은 줄 알고 있었다"면서 "후배들에게 장난도 많이 치고 형 나이가 팀에서 중간 정도 되는데 팀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고 웃었다.
박석민은 "후배들이 많아서 중간에서 이끄려고 한다"면서 "(자제하면서도) 좀 더 밝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고참 이호준(40)도 "직접 겪어보니 선배에 대한 예의도 바르고 후배들을 잘 챙기는 등 미래의 팀 리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개그 본능을 잠시 뒤로 한 채 야구와 팀 우승을 위해 진지해진 박석민. 과연 올 시즌 NC의 비원인 우승 청부사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